경영난은 계속ㆍ교수들 사직 자동수리도 코앞...의료계 질서 '혼돈'

- 의료계와 정부의 지속된 대치 상황, 의대 증원 문제로 깊어지는 갈등
- 대학병원 경영 악화와 진료 축소, 의료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져
- 4월 말 예정된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자동 수리, 의료 현장에서의 교수 이탈 우려 증가

의료계와 정부 사이의 장기적인 대치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과대학 증원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이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의견 차이는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계속되고 있다.



특히 4월 말에 다가온 의대 교수들의 사직서 자동 수리 시점이 의료계에 더욱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최근 대한병원협회가 실시한 전국 500병상 이상의 수련병원 50곳에 대한 경영 현황 조사 결과, 지난 2월 15일부터 3월 31일까지의 의료 수입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238억 원이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전년 대비 15.9%의 감소율을 나타내며, 특히 1000병상 이상의 대형 의료기관에서는 의료 수입이 19.7%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수입 감소는 병원의 규모가 클수록 더욱 두드러지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상황은 주로 전공의에 크게 의존해 왔던 대형 수련병원들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났다. 많은 병원들이 전공의 부족으로 인해 진료와 입원, 수술 등의 의료 서비스를 축소할 수밖에 없었으며, 당직으로 인한 번아웃 현상이 심화되고, 이로 인해 환자의 안전을 우려한 교수협의회의 결정에 따라 3월과 4월에는 연속근무시간과 수술 시간도 단축되었다.

병원 수입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인건비 등 고정비용은 지출이 계속되어 대형 병원들은 비용 절감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같은 일부 병원은 실제로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해 희망퇴직을 실시 중이며, 대상자는 올해 말 기준 50세 이상이면서 20년 이상 근속한 일반직 직원이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2월 20일부터 3월 30일까지 40일간 의료분야에서 발생한 순손실이 511억 원에 달하며, 정부의 수가 인상을 통한 지원금은 17억 원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손실이 계속될 경우 올해의 예상 순손실은 약 46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박승일 병원장은 모든 직원의 고통 분담 노력을 강조하며 교수들에게도 진료 확대와 비용 절감에 협력할 것을 요청했다. 또한 학술 활동비 축소와 해외학회 참가 제한 등의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서울대병원도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여 올해 배정된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으며, 세브란스병원은 이미 비상경영체제를 도입한 상태다.

정부는 의료기관의 경영난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1천285억 원의 예비비 편성에 이어, 건강보험 재정에서 1천882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지만, 병원들의 경영난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지방 수련병원의 경우 자금 부족으로 인한 단기 차입금도 곧 소진될 위기에 처해 있으며, 대출을 받기 위한 난이도도 수도권 대형병원에 비해 훨씬 높다.

이런 의료대란이 계속될 경우, 교수들의 대거 이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으며, 이는 전국 대학병원 및 의과대학의 교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에서, 실제로 의료 현장을 떠나는 경우 중증 진료의 큰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의대 증원 등의 의료개혁 정책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의료계의 불안과 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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