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초고가 전셋값·월세 최고지, 강남이 아닌 '여기'

서울 아파트값 1채 가격 훌쩍 넘는 천문학적 전셋값 기록
억대 월세도 무더기...강남권 부동산 가치 초월한 초고가 행진
"상징성·인프라 탓" 부촌 특유 프리미엄의 정점 시현

전국적인 부동산 매매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서울 강남권 초고가 주택 임차시장에서는 거래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억대 월세와 수십억 원대 전셋값 계약이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4월까지 서울에서 가장 비싼 전세 계약은 용산구 한남동 고급 주상복합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44㎡에서 이뤄졌다. 지난 1월 이 단지에서 8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전셋값에 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9월 같은 면적에 74억원에 전세가 계약된 것과 비교하면 불과 4개월 만에 6억원이 더 올랐다.


나인원한남에 이어 성동구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198㎡도 69억원에, 같은 단지 159㎡는 56억원과 53억원에 각각 전세 계약이 맺어졌다. 이 외에도 나인원한남 206㎡가 65억 5천만원에 전세 거래되는 등 올해 들어 전세보증금 30억원을 웃도는 초고가 전세 계약은 모두 29건에 달했다.


월세시장에서도 억대 고가 거래가 이어졌다. 가장 비싼 월세는 용산구 한남동 한강 조망 고급 아파트 '한남더힐' 전용 233㎡에서 나왔다. 이 단지에선 지난 1월 보증금 3억원에 월세 2,500만원에 갱신계약이 이뤄졌다. 전세계약 역시 비싼 수준이다.


계속해서 성수동 아크로서울포레스트 159㎡가 보증금 5억원에 월세 2,500만원, 나인원한남 206㎡가 보증금 33억원에 월 2,000만원에 거래됐다. 월세 1,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월세 계약만 28건에 이른다.
서울 주요 부촌가에 위치한 고급 주상복합, 아파트 단지에서 이 같은 거래가 이뤄지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일반 주택시장과는 다른 수요 계층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한 공인중개사는 "한남동 등 주요 부촌에 위치한 고가 주택의 임차수요는 꾸준한 편"이라며 "재력을 갖춘 수요자들이 상징성과 프레미움을 좇고 있어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 소장도 "한남동은 서울의 전통적 부촌으로 개발호재 등에 따른 인프라 개선으로 가치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고가 매매는 물론 임차 수요도 꽤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처럼 강력한 규제와 금리인상 등으로 일반 부동산 시장의 거래량이 감소세를 보이는 가운데에도 자산가들의 초고가 임차 수요는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고가 주택 수요는 거주 목적뿐만 아니라 유동자산 운용과 자산 가치 상승 기대 등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 아파트 월세 전체로는 소폭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서울 월세통합지수는 전월보다 0.15% 올라 상승폭이 더 커졌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