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인하대 캠퍼스에서 도래 여학생을 성폭행하려다가 건물에서 추락시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에게 살인죄를 적용한 가운데, 피의자의 휴대폰에서 사건 당시 상황이 담긴 29분 길이의 동영상이 복원됐다. 이에 관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피해자와 가해자 간에 발생한 상호작용을 추정할만한 내용이 들어있다”고 분석했다.

16일 KBS ‘용감한 라이브’에 출연한 이 교수는 인하대 1학년인 피의자 A씨를 언급하며 “검찰이 휴대폰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A씨의 매우 적극적인 고의를 인정한 것”이라며 위와 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해당 파일에 창틀 사이에서 (피해자를) 강간 시도를 하는 것 같은, (피해자가) 비명을 지르며 살려달라는 식으로 호소하는 상황과 추락하는 소리, 그 후 상황까지 다 저장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교수는 법의학 감정 소견에서 피해자의 손이 깨끗하고 윗배가 눌린 자국을 두고 “피해자가 자발적으로 넘어간 것이 아니다”라며 “(피의자는 피해자가)거기서 덜어져도 그만이라는 정신 상태가 아니면 그런 위험한 짓은 할 수 없다. 그런 부분이 작위 살인을 추정하게 만드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피해자가 추락한 뒤에 녹음된 피의자의 목소리에 대해서 “피의자가 그 사건을 어떻게 반응하는지, 욕설까진 아니어도 ‘낭패’라는 듯한 의성어가 남아있다”며 “피해자가 추락했을 시점, 즉 범행 시점의 피의자 멘탈 상태, 머릿속에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추정하게 만드는 게 다 들어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교수는 피의자가 피해자를 ‘밀었다’에서 ‘기억이 안 난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에 대해 “저희 같은 사람은 진술이 번복되면서 자기방어적으로 진술이 변경되어 가는 점에 주목한다”면서 “초동 수사 단계에서 본인에게 가장 치명적인 진술을 이미 뱉었는데 번복한 심리 상태도 중요한 증거”라고 부연했다.

A씨는 지난달 15일 오전 1시쯤,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단과대 건물에서 술에 취해 의식이 없던 동급생을 성폭행하려다가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피해자가 2층과 3층 사이의 복도 창문에서 1층으로 추락하자 피해자의 옷을 다른 장소에 버린 뒤 본인의 자취방으로 달아났다가 당일 오후 경찰에 체포되었다.

피해자는 1시간가량 건물 앞 길가에 피를 흘린 채 방치됐다가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시간 뒤 숨졌다. 이 사건은 인천지법 형사12부에 배정됐으며 첫 재판은 다음 달 1일 오전 11시 30분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13일로 연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