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조무사 연대에 위협 느꼈나... 간호협회 단체 삭발·용산 행

의사와 간호조무사와 방사선사, 응급구조사 등 간호사를 제외한 보건의료계 직군 6만명이 간호법 저지를 위해 국회앞에 모이자 간호사들이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으로 몰려가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간호계가 국회에 6개월째 계류중인 간호법을 올해 정기 국회 내 통과시키자는 목소리를 높이며 연말 의료계 갈등이 최고조로 치닫는 양상이다.


▲ 출처 : 청년의사

지난 1일 보건의료계에 따르면 전일 전국에서 모인 간호사와 예비간호사, 간호법 제정 촉구 범국민운동본부 소속 단체 1,000여 명은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각각 수요 집회를 열고 올해 정기국회 내 간호법 통과를 촉구했다.

특히 간호계가 대통령 집무실 앞을 집회 장소로 선택한 것은 간호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간호법 제정 촉구 수위를 최대로 끌어올린 셈이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이날 집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대선공약으로 국민들께 간호법 제정을 약속했다"면서 "간호법 제정은 대선공약으로 국민과의 약속인 만큼 그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진행된 집회에서는 전국 시·도간호사회 회장들이 삭발을 감행했다.

반면 간호사를 제외한 보건의료계 직군은 간호법 반대 목소리를 높인다. 지난 달 27일 대한의사협회 등 13개 단체로 꾸려진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국회 앞에서 '간호법 제정 저지를 위한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는데 참여한 인원은 주최 측 추산 6만여 명이었다.

집회 현장에서 나온 간호법 규탄 수위도 어느 때 보다 높았다. 의사는 물론, 간호조무사와 방사선사, 응급구조사 등 보건의료계 대부분의 직군이 여기에 뜻을 같이했다. 관련 단체 회원만 4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간호계와 야당 보건복지위 의원들이 간호법을 올해 정기국회 종료일인 오는 9일 전까지 처리하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자 나머지 보건의료계 직군들도 목소리를 높이며 양측 갈등이 갈수록 거세지는 양상이다.

간호법은 현행 의료법에서 간호사 조항을 떼어내 ▼간호사 업무 범위 명확화▼적정 간호사 확보와 배치 처우 개선▼간호종합계획 수립 및 실태조사▼기본지침 제정 및 재원 확보 방안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법이다. 요양·돌봄 등으로 간호사의 업무 범위가 크게 확대된 시대적 변화를 반영하고 이에 맞는 근무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의사 중심으로 만들어진 의료법 테두리 안에서 힘들다는 것이 간호계 시각이다.

하지만 의사를 비롯한 다른 직군들은 전혀 다른 입장이다. 현행 의료법상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하에 시행하는 진료의 보조'로 돼 있는 업무 범위가 간호법을 통해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의 지도 또는 처방 하에 시행하는 환자 진료에 필요한 업무'로 바뀌면 간호사 업무범위 확대는 물론, 추후 관련법 개정 등으로 간호사 단독개원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 의사들의 시각이다. 간호조무사와 방사선사, 보건의료정보관리사, 응급구조사, 임상병리사 등도 지금도 일부 벌어지는 간호사의 업무영역 침해가 간호법이 통과되면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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