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국서 어린이 300명 사망 ‘죽음의 기침약’... 국내는?

- 인도·인도네시아 생산 시럽 기침약서 공업용 유독물질 검출... 동남아·아프리카 등 7개국으로 유통
- 식약처 “국내 수입된 적 없다”... 국내 제약사 “문제 성분 사용하지 않아”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감비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3개국에서 아동 300여 명이 유독물질이 검출된 기침 시럽약을 복용한 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면서 국내에 유통 중인 감기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 출처 : 연합뉴스

식품의약안전처와 국내 제약업계는 문제가 된 성분을 사용하지 않으며, 해당 기침약을 수입한 적도 없어서 안심해도 괜찮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다만 이번 사망 사고를 일으킨 기침약이 유통된 것으로 확인된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일부 국가를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경우 기침약 복용시 주의가 필요하다.

26일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최근 4개월동안 서아프리카 감비아와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3개국에서 유해성분이 들어간 시럽형 기침약을 먹은 5세 이하 아동 300여명이 급성신부전증으로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WHO는 인도 및 인도네시아 제조업체 6곳에서 생산한 기침 시럽약에 디에틸렌 글리콜 혹은 에틸렌 글리콜 등 유독물질이 포함된 것을 확인하고 해당 제품들의 유통 금지를 권고했다. 디에틸렌 글리콜과 에틸렌 글리콜은 산업용 용제나 부동액으로 사용하는 독성 화학물질로 인체에는 치명적이다. 섭취하게 되면 소변이 나오지 않거나 신장 손상으로 인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WHO는 인도 메디슨제약과 마리온바이오텍에 사용 중단 요청을 의미하는 경보를 발령했다. 두 업체의 제조공장은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다. WHO는 인도네시아 PT야린도 파마타마와 PT 유니버셜 제약 등 4곳의 업체에도 경보를 발령했다. 또한 WHO는 3개국 이외에도 시럽약 관련 조사 대상국에 캄보디아와 필리핀, 동티모르, 세네갈 4개국을 추가하고 유통·판매 및 피해 상황을 조사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국내 식약처 관계자는 “문제가 된 해당 약은 국내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밝혔다. 제약업체들도 국내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기침약 시럽을 생산하는 국내 제약업체 관계자 역시 “지난해 하반기부터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문제가 된 공업용 용매를 사용하고 있지 않고 있어 직접적으로 관계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제약 관계자 역시 “생산 중인 기침약 시럽은 문제가 된 성분과 다른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사용한다”며 “아직 식약처로부터 원료 문제로 안정성 서한 등을 고지 받지 않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무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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