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무인기,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추락... “냉전 이후 처음”

- 러 수호이 전투기, 美 무인기 리퍼 프로펠러와 충돌
- 美 “국제 공역서 일상적 임무 중 러시아와 충돌”
- 러 “공역 경계 침범해 감시비행... 충돌없이 스스로 추락”

우크라이나 남쪽 흑해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던 미 공군 소속 무인기가 러시아 전투기와 충돌해 바다로 추락했다. 미·소 냉전 종식 이후 처음 있는 일로 양국은 공역 침범 여부를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 미 MQ-9 무인정찰기 ㅣ 출처 : EPA 연합뉴스

14일(현지시간) 미군 유럽사령부는 흑해 상공에서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하던 미 공군 MQ-9 무인기가 접근한 러시아 수호이 SU-27 두 대에 의해 프로펠러가 절단되어 추락했다고 밝혔다. 해당 무인기는 러시아 공역을 침범하지 않고 국제 공역에서 통상적 정보·감시·정찰 작전 중이었다고 덧붙였다.

미군 유럽사령부는 “이 날 오전 7시 3분쯤 흑해 상공의 국제 공역을 비행하던 러시아 SU-27 전투기가 우리 군 MQ-9의 프로펠러와 충돌했고, 안전을 위해 미군은 해당 무인기를 국제 수역에 추락시켰다”며 “충돌 전 SU-27은 여러 차례 무모하면서 비환경적, 비전문적인 방식으로 MQ-9의 전방을 비행하며 연료를 투척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러시아가) 안전하지 못하고 비전문적인 비행 실력을 가지고 있고, 자신감마저 결여되어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제임스 헤커 미국 유럽공군사령관은 “국제 공역에서 일상적인 작전을 수행 중에 있언 MQ-9이 러시아 항공기에 의해 추락해 완전히 소실 됐다”며 “러시아의 안전하지 않고 비전문적인 수법으로 인해 양측 항공기 모두 추락할 뻔 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해외 주요 외신들도 이번 사건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다. CNN은 미국과 러시아의 군용기간에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한 것이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후 처음이며 이로 인해 양국간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며 보도했다. AP통신 역시 미국과 러시아가 자국 상공을 비행하는 상대국 군용기를 차단하는 기동으로 물리적인 충돌이 발생, 미군기가 추락한 것은 냉전 종식 이후 처음 있는 일이라고 전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항공기 차단 행위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대부분 상대 항공기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안전하고 전문적인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라이더 대변인은 “MQ-9은 우크라이나 전쟁 전부터 흑해 지역을 비행해 왔다”며 “중요한 국제 수로인 흑해의 국제공역에서 미군이 임무를 수행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락한 무인기가 “우크라이나 영토와는 확실한 거리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러시아가 추락한 미군 무인기를 확보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미군도 아직 무인기를 회수하지 못했다고 라이더 대변인은 전했다. 미군은 무인기 회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측 행위를 비판하는 한편, 앞으로도 국제공역에서 이 같은 비행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 사태를 보고받았다며, “러시아의 방해 자체가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번 사태는 위험하고 전문적이지 않으며, 무모했단 점에서 특별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은 흑해 상공에서의 비행을 계속할 것”이라며 “흑해는 어느 한 국가에 속한 지역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같은 날 브리핑에서 “(러시아 측 행위는)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우리는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는 이날 오후 아나톨리 안토노프 미국 주재 러시아 대사를 초치했다. 린 트레이스 주러시아 미국 대사도 러시아 외교부에 즉각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토노프 대사는 미 국무부에 “우리는 미국과 러시아 사이 어떠한 대결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반면 러시아는 미국 측 주장을 반박했다. 미군 MQ-9 무인기가 크림반도 인근 흑해 상공에서 비행하는 것을 발견했고, 이는 ‘특수군사작전(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임시 설정한 공역 경계를 침범했다는 것이 러시아 국방부의 설명이다. 러시아 국방부는 또 자국 전투기가 미군 무인기를 공격한 일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들은 미군 무인기가 “(스스로) 조종력을 상실하고 강하하다가 수면에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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