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조사만 받겠다는 유아인, 법적 논리에도 ‘어이가 없네’

- 유아인, 취재진 몰리는 경찰 조사는 불출석... 대리인 “비공개 소환 원칙 지켜라”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마약 혐의로 경찰에 소환조사를 받는 가운데 2차 소환 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유아인의 불출석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가 제기되자 유아인의 법률 대리인이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직접 해명했다.


▲ 출처 : 연합뉴스

유아인은 11일 마약혐의로 두 번째 경찰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3월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첫 소환 조사를 받은 후 약 두 달만의 경찰 조사였으나 이날 유아인은 경찰 건물 앞까지 도착했으나 수 많은 취재진이 입구 앞에 밀집한 것을 확인하고 다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은 유아인 측에 다음 새롭게 소환조사 일정을 마련하겠다고 통보했고, 시기가 언제가 될 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 유아인이 받고 있는 혐의는 다수의 마약투약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유아인의 모발과 소변에서 프로포폴, 대마, 코카인, 케타민 등 마약류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결과를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아인의 마약 투약을 돕거나 직접 투약한 혐의로 유아인 주변인 4명을 입건해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수사하고 있다.

이날 유아인이 2차 소환조사에 응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었으나 유아인 측은 조사 과정이 마치 생중계 되는 듯 보도되고, 1차 소환 당시 비공개 소환 조사를 요청했음에도 이런 일정들이 일거수일투족 취재진에게 알려지고 보도되는 것에 대한 상당한 불쾌감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오후 유아인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률사무소 인피니티는 두 번째 경찰 소환 조사 전날인 10일에 해당 일정이 공개됐고, 비공개 조사를 원했던 만큼 경찰 측에 다른 경로로 출입할 수 있도록 요청했으나 경찰이 이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유아인 측은 “경찰 조사 전일인 10일에 언론 기사를 통해 다음날 조사를 받을 것이 예상된다는 취지의 보도가 있었고, 이에 변호인 측이 출석 일정 공개 여부를 경찰에 문의했으나 경찰은 출석 일정을 공개한 적이 없고, 예정대로 출석하라고 통보받았다. 이에 변호인은 경찰이 확인해 준 내용을 믿고 비공개 원칙이 준수될 것이라는 확신 하에 예정대로 출석하고자 하였으나, ‘금일 오전 엄홍식씨가 출정 예정임을 경찰 측에 확인 받았다’는 취지의 추가적인 언론 보도 및 현장 취재진 상황을 접하고 출석 일정이 공개되었음을 명백히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출석 일정이 공개된 상황이었지만 엄 씨는 조사에 임하고자 하였고, 이에 변호인 측은 이미 일정이 공개된 상황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비공개 소환의 원칙에 맞도록 다른 경로로의 출임 등이 가능한지 조치를 취하여 줄 것을 요청하였으나 경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또한 경위는 알 수 없으나 경찰과 변호인간의 추가적인 협의 과정 조차 실시간으로 기사화되고, 마치 엄홍식씨가 단지 취재진을 이유로 출석을 갑자기 거부하는 것처럼 왜곡되어 기사가 보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아인 측은 ‘경찰수사사건 등 공보에 관한 규칙’ 제4조인 ‘사건관계자의 명예, 사생활 등 인권을 보호하고 수사내용의 보안을 유지하기 위하여, 수사사건 등은 그 내용을 공표하거나 그 밖의 방법으로 공개해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소환 조사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의 법률 대리인 측은 '경찰관서의 장은 소환, 조사,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의 수사과정이 언론이나 그 밖의 사람들에 의하여 촬영·녹화·중계방송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며 법무부 훈령인 '형사사건의 공보에 관한 규정' 제20조에 의하면, '사건관계인의 출석 일시, 귀가 시간 등 출석 정보를 공개해서는 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소환 조사 거부를 재차 해명했다.

유아인 측의 주장은 법과 규정에 따르자면 응당한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여론의 시선이 좋지 않은 것은 법을 어겨서 조사를 받게 된 유아인이 하나하나 규정을 운운하며 소환 조사가 공개되는 것에 불쾌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라고 해서 법의 보호를 받으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다만 유아인은 유명인이고, 대중의 사랑을 통해 부와 명예를 얻어온 연예인이다. 대중의 사랑으로 이만큼 ‘명예’가 생긴 유아인이 경찰 소환 조사에 있어서는 공개하고 싶지 않다는 억지를 쓰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유아인은 날카롭고 몰입감 있는 연기 외에도 항상 자신만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혀오던 모습에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에 잘못은 잘못이고, 법의 심판을 받아 죗값을 치르고 다시 돌아오길 바라는 팬들도 많았다. 하지만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고, 법의 심판을 달게 받겠다는 당초 모습과는 달리 ‘법의 보호’와 ‘원칙’만을 강조하며 경찰 조사에 불출석한 모습에서 많은 팬들이 실망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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