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서 탈옥한 이후 100여건이 넘는 강도와 절도를 저지르면서도 2년이 넘는 시간동안 붙잡히지 않으며 ‘희대의 탈옥수’로 불린 무기수 신창원(56)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응급실로 실려갔다. 지난 2011년에도 자살기도를 하기도 했던 신씨가 12년 만에 다시 한 번 자살기도를 한 것이다.
신 씨는 지난 21일 오후 8시쯤 대전교도소에 있는 자신의 감방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가 당직을 서던 교도소 직원에 의해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진 것으로 22일 뒤늦게 알려졌다. 법무부 관계자는 “직원의 신속한 대처로 신씨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면서 “극단 선택을 시도한 이유 등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중”이라고 밝혔다.
신 씨는 지난 1989년 3월 서울 성북구 돈암동에서 한 가정집에 침입해 3000여만 원의 금품을 빼앗고 집주인이 이를 제지하자 흉기로 찔러 숨지게한 혐의로 같은해 9월 검거됐다. 그는 강도치사죄로 무기징역을 받아 서울구치소, 겅북 북부교도소, 부산교도소 등에서 수감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1997년 부산교도소에서 탈출을 감행했다. 교도소 내 노역 작업 중 얻는 작은 실톱 날 조각으로 4개월간 하루 20분씩 톱질을 해 화장실 쇠창살을 잘라냈고, 건물 외벽과 환기구 통을 타고 내려가 신축 공사장에서 주운 밧줄로 교도소 담장을 넘어 탈출했다.
이후 신 씨는 2년 6개월간의 도주극을 펼치며 경찰을 따돌렸다. 이 기간 동안 신씨가 경찰을 피해 도망다닌 경로는 총 4만km에 이른다는 추측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체포 직전까지 갔다가 번번이 경찰을 따돌리고 도망쳐 ‘희대의 탈옥수’라는 별창이 생기기도 했다.
이런 그의 기이한 행적에 범죄자 중 처음으로 인터넷 팬카페가 개설됐고, 그가 부잣집만 들어가 절도를 한다는 루머가 퍼지면서 ‘의적’이라고 칭송하는 사람까지 생겨났다. 그러나 지난 1997년 7월 순천에서 검거되면서 징역 22년 6개월이 추가되었으며, ‘신창원 신드롬’도 막을 내리게 됐다. 다만 체포 당시 입고 있던 무지개 티는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한편, 그의 자살기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경북 북부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지난 2011년 8월 18일에도 극단 선택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새벽 4시쯤 고무장갑으로 스스로 목을 조른 채 신음하고 있는 모습을 순찰 중이던 교도관이 발견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이에 대한 언론 보도가 이어지자 탈옥 후 체포된지 12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왜 극단적이 선택을 시도했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쏠렸으나 당시 교도소 측은 “신 씨의 아버지가 최근 사망한 이후 정신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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