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 든 제로콜라, 정재훈 가천대 교수 “그냥 지금처럼 먹겠다”

- 발암물질인 것은 맞지만 WHO 권고량 넘길려면 하루 5L 마셔야
- “발암 위험 연구 결과 여러 가지 한계 존재”

세계보건기구(WHO)가 제로콜라 등 설탕 대신 주로 사용되어온 아스파탐을 발암물질로 분류한 가운데 아스파탐이 활용된 식품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뜨겁다. 가천대 예방의학교실 정재훈 교수는 이와 관련해 “그냥 먹기로 했다”며 그 이유를 설명한 글이 많은 사람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 출처 : 연합뉴스

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와 WHO·유엔식량농업기구(FAO) 공동 산하 기구인 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JECFA)는 14일을 기점으로 발암가능물질군인 2B에 아스파탐을 포함한다고 밝혔다. 발암물질은 위험도에 따라 확정적 1군, 발암 추정 물질 2A군, 발암 가능물질은 2B군으로 분류한다.

이와 관련해 정 교수의 개인 SNS를 통해 아스파탐의 발암 가능성을 시사한 두 가지 대표 연구를 근거로 자신은 제로콜라를 그냥 먹겠다고 밝혔다.

먼저 설치류에서 아스파탐이 발암을 유발할 우려가 있다는 연구결과다. 정 교수는 “2000년대 초, 발표된 Ramazzini institue와 이를 검증한 미국 연구에서 설치류에게 아스파탐을 하루 섭취 권고량으로 투여한 결과 혈액 관련 암의 위험이 10%정도 증가했다”며 “이는 동물실험 권고에 해당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더 주목한 다른 연구결과는 지난 2022년 3월 프랑스에서 발표된 10만 명 대상의 연구다. 프랑스 연구진은 10만 명을 대상으로 인공감미료 섭취 여부에 따른 암 발생률을 추적해 관찰한 결과 아스파탐 섭취군에서 암 발생 위험이 약 1.15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감미료 섭취군은 모든 종류의 암 발생 위험이 1.1배 높았다.

정 교수는 “프랑스 연구는 잘 설계되고 수행된 연구임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한계가 있다. 누군가는 인공감미료를 먹고, 누군가는 무작위로 먹지 않은 연구가 아니므로 인과성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연구에 참여한 집단은 대부분 건강에 관심이 높은 고학력, 고소득자들이기에 결과를 전체 연구집단에 적용하기는 어렵다”며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 집단은 인공감미료 섭취가 높아 시대에 따른 보정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은 한계도 있다”고 부연했다.

더군다나 WHO가 권고하고 있는 하루 섭취량을 뛰어넘어 위험수치에 다다르기까지 상당량을 섭취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WHO의 권고에 따르면 체중 60kg 성인을 기준으로 위험한 양의 아스파탐을 섭취하려면 제로콜라를 하루에 약 5L 이상을 해야 한다. 정 교수는 “정상적인 생활을 하면서 하루 1L 미만의 제로콜라를 섭취한다면 위험선에서 매우 멀어진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오지지널 콜라가 가진 전체 함량의 10%에 해당하는 당분이 가질 위험성을 고려하면 암발생 이외에도 제로콜라가 과체중, 당뇨병과 이로 인한 심근경색을 줄여주는 효과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며 “습관을 한 번에 바꾸긴 어렵고, 탄산음료 섭취를 그나마 당이 적은 음료로 대체할 수 있다는 가치를 비용효과 측면으로 바라봐야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정 교수 자신은 “그냥 지금처럼 제로콜라를 먹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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