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동월 기록했던 6.3% 대비 4%가까이 덜 올라... 23년 7월 물가 2.3% 상승
2년여 가까이 끝을 모르고 폭등하던 물가가 올해 들어 점차 둔화되더니 안정세에 접어드는 모양세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를 기록해 25개월만에 가장 적게 올랐고, 2개월 연속 2%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대비 2.3%가 올랐다. 지난해 7월에 6.3% 오르며 폭등세를 보였던 것과는 달리 비교적 둔화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1월 5.2%를 시작으로 6개월 연속으로 물가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소비자물가 폭등이 둔화되고 있는 이유로는 석유류 가격의 하락과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의 하락으로 석유류 가격이 작년 동월 대비 25.9% 떨어져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5년 1월 이후 최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경유는 33.4%, 휘발류는 22.8%, 차량용 LPG는 17.9%가 하락했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물가상승률에 대한 석유류의 전월동월비 기여도가 –1.49%p인데, 이것이 2%대 물가를 기록하는 것이 큰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석유류가 전체 물가 상승률 1.5%p가량 낮췄다는 의미다.
석유류 가격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전기·가스·수도 가격 상승도 덩달아 둔화됐다. 전년 동월보다는 21.1% 상승했지만, 전월(25.9%)보다 상승폭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폭등했었던 기저효과도 컸다.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렸던 외식물가도 5.9% 둔화했는데, 지난 2022년 1월 5.5% 이후 18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반면 지난달 연속된 집중호우의 여파로 채소류 물가가 전월 대비 7.1%올랐다. 특히 지난달보다 상추(83.3%), 시금치(66.9%), 열무(55.3%) 가격이 크게 올랐다. 폭우 피해가 큰 시설 채소들을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다.
김 심의관은 “채소류는 7월 하순 들어 크게 올랐다”며 “통계청은 채소 물가를 한달에 3차례에 나눠 조사하는데 3번째 조사에서 폭우의 영향이 나타나며 전체적으로 등락률이 낮게 평가된 부분도 있어 8월에 반영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채소류 물가는 전년 동월 기준으로 5.3% 하락했는데 지난해에도 폭염으로 인해 물가가 높았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은 전월 대비 1.7% 상승했고, 작년 동월대비로는 0.5%가 하락했다.
물가의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근원물가(농수산물, 석유류 제외지수)는 전월동월대비 3.9%올라 지난해 4월(3.6%) 이후 1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도 3.3%에 그쳐 4월(4.0%), 5월(3.9%), 6월(3.5%)에 이어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흐름을 이어갔다.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도동월대비 1.8%가 올라 전월(2.3%)보다 상승폭이 축소됐다.
김 심의관은 “7월까지는 지난해 소비자물가가 크게 뛰었던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다”며 “오는 8월부터는 기저효과가 사라져 이같은 둔화 흐름이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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