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화재, 사망자 200명 육박할 듯... 신원확인은 4명 뿐

- 현재까지 101명 사망 확인... 내부 확인 더 진행되면 크게 늘 듯
- 하와이 주지사, 사망자만 ‘200명 육박’ 비관적 전망 내놔
- 산불 희생자 시신 대부분 유골만 남아 시신확인에도 어려움 불가피

하와이의 대표적인 휴양지 중 하나였던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산불로 현재까지 최소 99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가운데 사망자 수가 더 늘어 200명에 이를 수 있다는 당국의 전망이 나왔다.


▲ 출처 : 연합뉴스

15일 조시 그린 하와이주지사는 뉴스 인터뷰에 출연해 “앞으로 10일동안 사망자 수가 2배로 늘 가능성이 높다”며 “비극을 넘어서는 비극”이라고 비통한 심정을 밝혔다.

존 펠레티에 마우이 경찰서장이 14일 오후 진행한 기자회견에 따르면 현재까지 집계된 사망자는 총 101명이며, 이들 중 신원이 확인되어 가족에게 통보한 사망자는 4명에 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펠레티에 서장은 “사체 탐지 전문 경찰견 20마리를 동원해 전날까지 라하이나 화재 피해지역의 25%가량을 수색 완료했고, 이번 주말이 지나면 85~90%까지 수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화재 당시 라하이나에 강한 화염이 불어 시신들이 대부분 불에 탄 채 유골만 남아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실종자를 찾는 가족이나 친척들은 당국이 운영하는 실종자 가족 지원센터를 방문해 DNA 샘플을 제공해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린 주지사는 “상황이 어떤지 현장을 구경하기 위해 걸어들어온 사람은 ‘이위’(원주민어로 ‘뼈’를 뜻하는 말) 위를 걷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만 알아두라”고 경고했다. 당국은 이런 유해 수색의 문제와 현장에서 석면 등 독성물질이 많다는 이유로 주민들에게 리하이나 방문을 제한적으로 허용했던 시스템을 일시 중단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통신과 인터넷이 복구되면서 실종자 수는 줄어들고 있다. 지역 매체인 하와이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현지 적십자사는 그동안 2500여 건이 넘는 실종 관련 지원 요청을 받았으나 이 가운데 800여 건은 해결했다.

당국은 그동안 전화와 인터넷 등이 끊겨 외부와 연락이 단절된 사람들이 많다며 실종자 수를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으며 표현도 실종이라고 하지 않고 ‘미확인된’(Unaccounted)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ABC뉴스는 당초 실종된 것으로 추정한 60명이 한 주택에 대피한 채로 안전하게 발견된 사례도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지난 8일 마우이섬에서 발생한 이번 산불 가운데 2곳의 산불은 여전히 꺼지지 않고 불타고 있다. 당국은 전날 오후 7시 기준으로 산불이 서부해안 라히아나 지역에서 85%, 중부 내륙 업컨트리·쿨라 지역에서 65% 진압됐다고 밝혔따.

내륙 지역인 업컨트리·쿨라 지역의 화재의 경우 협곡 등 접근이 불편한 곳들이 많아 완벽한 통제선을 구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두 곳의 화재 모두 더 악화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린 주지사는 집을 잃은 라하이나 이재민들 가운데 약 500명은 섬 내 비어있는 호텔로 거처를 옮겼다고 전했다. 또 에어비엔비 등 단기 임대 형태로 숙박업을 해온 업계와 협력해 비어있는 집을 이재민들에게 지원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현재 임시 대피소 5곳에 머무는 인원은 총 575명이다. 그린 주지사는 이재민들에게 향후 최소 36주 동안 임시 거주지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연방재난관리청(FEMA)에 따르면 연방 지원금을 받기 위해 이번 산불 피해자로 등록한 주민은 현재까지 3천여명에 달한다. FEMA는 이재민들에게 식량과 식수, 의료용품 비용으로 쓸 수 있는 긴급 지원금 700달러(약 93만 원)를 지급하기 시작했다.

한편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에게 하와이의 땅이나 집 등을 사겠다는 부동산 업자들의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자, 당국은 이런 투기 행각을 방지할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린 주지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는 "파손된 부동산의 판매를 유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달라고 주 법무장관에게 요청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서도 "슬픔에 잠기고 재건할 기회도 갖기 전에 우리 주민에게서 땅을 빼앗으려는 것은 희망이 아니며, 우리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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