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러 전투기공장에서 스텔스 시찰... 러 "협력 가능성 모색"

- 북러정상회담 이후 극동지역 ‘무기순례’
- 첨단전투기공장서 조립 중 기체 탑승도
- 金, 블라디 인근 즈베즈다조선 방문할듯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5일 러시아를 방문 중인 것으로 극동지역 하바롭스크 주의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유리 가가린’ 전투기 공장을 살펴보며 무기 순례를 본격화하였다.

스푸트니크통신은 김정은이 이날 데니스 만투로프 러시아 부총리와 함께 공장에서 Su-35·Su-57 전투기와 수호이(Su) 수퍼제트100(SJ-100) 여객기가 생산되고 있는 조립공장을 시찰하였다고 보도했으며 관련 사진을 공개하였다. 통신은 김정은이 Su-35 전투기의 시범 비행도 참관하였다고 전하였다.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투기 공장을 방문해 기체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보도사진을 살펴보면 김 위원장은 조립 중인 전투기에 직접 올라타 관련 책임자로부터 설명을 듣고 공장 이곳저곳을 둘러보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한미에 비해 절대적 열세에 놓인 공군력을 극복하기 위해 러시아와의 협력에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형화기를 비롯한 북한과의 무기 거래는 대북제재 위반이라 마땅한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날 김 위원장이 살펴본 전투기 가운데 Su-35는 한국의 KF-21 ‘보라매’와 같은 4.5세대급이며, Su-57은 스텔스 기능을 갖춘 5세대 기체로 러시아 항공우주군의 주력 전투기종이다.

현재 북한 공군은 4세대 전투기인 미그(MiG)-29를 약 40대 갖고 있는데, 대북제재로 인해 성능개량은 물론 일상적인 정비나 부품교체 등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그나마 전투력을 갖춘 미그-29 기체들은 평양 상공 방어를 위해 집중 배치해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러시아측은 북한과 항공기 제조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이는 북러정상회담을 통한 양국 간 무기 거래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과 대북제재 무력화 우려를 감안해 메시지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통신에 따르면 만투로프 부총리는 “우리는 북한 지도자에게 우리의 주요 항공기 생산 시설 중 하나를 보여줬다”면서 “우리는 항공기 제작과 다른 산업 분야에서 (북한과의) 협력에 대한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만투로프 부총리는 산업통상부 장관을 겸하며 항공 분야도 관장하고 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서 잠수함 등을 건조하는 조선소 등을 살펴본 뒤 전용열차를 타고 남쪽으로 약 1150㎞ 떨어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는 러시아 태평양함대 사령부를 방문하고, 극동지역 최대 교육·연구 시설인 극동연방대학교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극동연방대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바 있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인근 볼쇼이카멘에 위치한 즈베즈다 조선소를 시찰했다. 이 조선소는 러시아에서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췄고 핵추진 잠수함 수리와 현대화 작업에 특화된 시설이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 방문을 전후로 이곳에 들러 쇼이구 국방장관과 함께 조선소를 둘러보고 러시아 태평양함대 소속 핵잠수함도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월 한국에 기항한 미 전략핵잠수함 ‘켄터키함’(SSBN-737)에 올랐던 것을 염두에 둔 북러 양측의 ‘핵잠시위’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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