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8개월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포탄 수요가 급상승하고 있다. 무기 생산업체의 공급량이 점차 따라가지 못하게 되면서 포탄의 가격도 4배 가까이 오르게 되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미국 금융 일간지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NATO·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하여 무기 확보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다고 보도하였다.

대다수가 나토 회원국인 유럽 각국은 우크라이나에 포탄 등 각종 물자를 지원 중이다. 유럽에 본사를 둔 무기 업체들도 포탄을 생산하고 있지만, 전장에서 필요한 탄약 수요가 공급을 훨씬 능가하다 보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

특히 수요가 가장 높은 155㎜ 포탄의 경우 가격은 최대 4배까지 뛴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155㎜ 가격은 한 발당 2100달러(약 283만원)였으나, 최근 1년 사이 8400달러(약 1135만원)로 상승했다. 155㎜ 포탄은 나토를 비롯한 서방 대포의 표준 규격이다.

이런 상황에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전쟁까지 격화하면서, 제한된 무기 공급망에 더욱 압박이 가해질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나토 회원국이 아니므로 대부분 서유럽은 이스라엘에 직접 물자를 지원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만 미국, 독일 등 일부 나토 회원국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지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에란 모르텐손 스웨덴 국방물자처장은 "유럽, 미국의 생산 역량은 제한돼 있다"라며 "자원에 대한 필요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이런 우려는 최근 스웨덴에서 열린 '나토 산업포럼'에서도 주요 안건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포럼에서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가 필요할 때 (군수물자) 생산을 보장할 수 있도록 이를 더 늘려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무기 수요가 폭증하는 데도 업체들이 본격적으로 설비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는 전쟁이 끝난 뒤 업황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핀란드 무기 회사 '패트리아'의 에사 라우탈링코 대표는 "유럽 정부가 무기 계약을 맺기도 전에 투자책임부터 지우려고 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장기적인 수요에 대한 전망이 없으면 (투자) 할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