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부터 "의료농단"을 저지하기 위한 대대적인 투쟁을 예고한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감옥에 갈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임 회장은 지난 5월 30일 서울 중구 덕수궁 앞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부 한국의료 사망선고’ 촛불집회에서 이러한 의지를 표명했다. 현장에서는 "윤석열 탄핵", "윤석열을 감옥으로 보내자"는 구호가 이어졌다.

임현택 회장은 정부가 사직한 전공의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법무부와 협의해 의사들을 수감할 교도소 공간까지 점검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자를 살리는 제도를 만들겠다고 제안하니, 오히려 없는 죄를 뒤집어씌워 감옥에 가두겠다고 한다”며, 전공의와 의대생들도 소환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정부는 없는 죄를 만들어 의사의 입을 틀어막고, 의료·교육 농단을 개혁이라는 거짓말로 포장해 의료제도를 결단내려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임 회장은 정부가 의료 현장을 살리는 개혁에는 큰 돈을 쓰겠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의료 현장을 살리는 수가 정상화에 대해선 생각이 없다고 비난했다. 그는 “31일 끝나는 수가협상 결과물이 정부가 국민의 목숨을 얼마나 하찮게 여기는지를 보여줄 지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의사들이 나서야 할 필요성을 강조하며, 6월부터 본격적으로 의료농단을 막기 위한 대대적인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임 회장은 “환자를 살리는 의사들이 잘못된 의료를 막아야 한다. 환자를 살리는 게 죄라면 가장 먼저 감옥에 가겠다”며, 개원의와 봉직의를 포함한 14만 의사들에게 함께 싸울 것을 호소했다. 이어 “교수들도 기꺼이 동의했다. 전공의, 학생, 교수뿐 아니라 개원의, 봉직의들도 본격적으로 이 싸움에 나서주길 바란다. 내가 가장 선봉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의료계 인사들도 정부의 의료개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특별시의사회 황규석 회장은 "3,300원의 절반도 안 되는 돈으로 언제든지 의사를 만날 수 있는 대한민국 의료에 왜 개혁이 필요한가"라며, "의사들은 밤을 새워서라도 환자를 살리고자 한다. 그동안 열심히 살아온 의사들이 왜 개혁의 대상인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황 회장은 의사들도 국민인 만큼 권력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다고 하면서도, 전공의와 의대생을 품어주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전공의와 의대생을 돌아가게 만드는 방법은 ‘너희는 공공재니까 내 말에 따르라’고 명령하는 게 아니라 품어주는 것이다. 그들이 국민과 자신의 인생, 미래를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는지 곰곰이 생각할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경기도의사회 이동욱 회장도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필요 없다"며, "공권력을 앞세워 어린 전공의와 의대생을 범죄자 취급하면서 망국적 정책을 추진하면 역사에 실패한 대통령으로 남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31일 내년도 입시요강이 발표되니 윤석열 대통령이 이겼다고들 한다. 그러나 정부가 하는 것은 의대생이 돌아갈 학교와 전공의가 돌아갈 병원을 없애는 것이다. 의사들은 정부의 망국적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인천광역시의사회 박철원 회장은 “정부가 무지하고 무책임한 의료정책을 내세울 때마다 실망과 분노로 싸우고 또 싸웠다. 언제가 돼야 이런 싸움을 멈출 수 있나. 대한민국 의료가 무너지고 나서야 멈출 것인가”라며 “우리는 또 파국을 막기 위해 싸움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정부가 필수의료 패키지와 2,000명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을 밀어붙이며, 과학적 근거가 아닌 거짓 선동으로 진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귀한 생명을 지키며 사명감으로 현장을 지키는 전공의들과 그 길을 가려는 의대생을 지켜달라. 지금도 늦지 않았다. 원점에서 다시 논의하고 과학적 검증을 통해 의대 정원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집회 참석자들은 '대한민국 의료 심폐소생 퍼포먼스'를 통해 "정부가 죽인 한국의료를 되살리자"는 결심을 표현했다. 한국여자의사회 홍순원 회장과 전공의 두 명은 무대에 설치된 하트 모양 구조물을 통해 심장이 다시 뛰는 모습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