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역 사고 피의자 '급발진' 주장...경찰 "공식 진술 아냐"

"피의자 현재 입원 중...경찰, 회복 후 정식 조사 예정"
음주·마약 혐의 현재까진 발견되지 않아...혈액 정밀검사 진행 중
경찰 "국과수 차량 분석 등 통해 정확한 사고 원인 규명할 것"

서울 시청역 인근에서 발생한 역주행 교통사고의 피의자 A씨가 사고 원인을 차량 급발진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고는 지난 1일 오후 9시 26분경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발생했으며, 조선호텔 지하주차장에서 나오던 제네시스 G80 차량이 일방통행 도로를 역주행한 후 인도로 돌진하면서 일어났다.

▲ 지난 1일 서울 시청역 인근 도로에서 주행 중이던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당시 사고 차량 모습. 뉴시스

이 사고로 9명의 보행자가 사망하고, 운전자 A씨와 동승자, 보행자 등을 포함해 4명이 부상을 입었다. 또한 차량 2대가 파손되고 사고현장 인근 가드레일이 훼손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되었다. A씨는 급발진으로 인해 차량 통제가 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발진은 운전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차량이 급가속을 일으키는 현상으로, 일종의 차량 결함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경찰은 이러한 A씨의 주장이 아직 정식 조사에서 이루어진 진술은 아니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는 본인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싶은 것 같다"며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한다면 그 또한 수사 결과에 따라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급발진이 입증되더라도 적용 혐의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A씨는 갈비뼈 골절로 병원에 입원 중이며, 경찰은 A씨의 회복이 일정 부분 이루어진 후에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입원 기간이 길어질 경우 방문조사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일단 A씨가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복용한 상태에서 운전을 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음주 감지와 간이 마약검사를 실시했으며, 이후 입원 중인 A씨의 혈액을 채취해 정밀 검사를 진행 중이다.

사고의 정확한 원인 규명을 위해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사고 차량 분석결과 등을 바탕으로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차량의 동선, 사고 당시 차량 속도 등에 대해서는 "수사 시작 단계인 만큼 답하기 어렵다"고 경찰 관계자는 말했다.

이번 사고는 그 규모와 피해의 심각성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도심 한복판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라는 점에서 교통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

향후 경찰의 수사 결과에 따라 사고의 정확한 원인과 책임 소재가 밝혀질 것으로 보이며, 이를 바탕으로 유사한 사고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사건을 계기로 도심 내 교통안전 시설 점검과 운전자 교육 강화 등 종합적인 교통안전 대책에 대한 논의도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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