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종합병원 전공의 모집 '참사'... 지원율 0.8%, 빅5 포함 전국 '전멸' 수준

36개 상급종합병원 모집 인원 3,648명 중 지원자 30명에 그쳐
가톨릭중앙의료원 14명 최다 지원... 27개 병원은 '0명' 충격
전문가들 '열악한 근무환경과 정부-의료계 갈등이 주원인' 지적

2024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대한민국 의료계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수련병원들이 심각한 인력난에 빠졌다.


▲ 사진 출처 : 메디게이트

정부는 2024년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모든 진료과목과 연차로 확대하는 파격적인 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원자 수는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7월 31일 하반기 모집 마감일을 기준으로 조사 결과, 상황의 심각성이 여실히 드러났다. 조사 대상이었던 상급종합병원 47곳 중 36곳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충격적인 현실이 밝혀졌다.

이들 36개 상급종합병원이 모집하고자 했던 인원은 총 3,648명(인턴 1,155명, 레지던트 2,493명)이었다. 그러나 실제 지원자는 고작 30명에 불과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36개 병원 중 단 9곳만이 지원자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지원자가 있었던 병원들의 현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가톨릭중앙의료원: 14명 지원 (인턴 218명, 레지던트 799명 모집 계획)
- 내과, 산부인과 상급년차: 각 1명
- 신경과, 안과, 이비인후과 상급년차: 각 2명
- 정신건강의학과 1년 차: 1명
- 정형외과: 1년 차 3명, 상급년차 2명

2. 세브란스병원: 6명 지원 (인턴 146명, 레지던트 568명 모집 계획)
- 1년 차: 3명
- 상급년차: 2명

3. 고려대의료원: 1명 지원 (인턴 97명, 레지던트 157명 모집 계획)
- 신경외과 1년 차: 1명

4. 인하대병원: 1명 지원
5. 단국대병원: 4명 지원
6. 건양대병원: 1명 지원
7. 강릉아산병원: 1명 지원
8. 계명대동산병원: 1명 지원
9. 부산백병원: 1명 지원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소위 '빅5' 병원들의 상황이다.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은 하반기 모집 결과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지만, 이들 병원 역시 지원자가 한 자릿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레지던트는 예년 수준인 32명의 결원만을 모집하고, 인턴 159명을 선발한다고 공고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인턴 131명과 레지던트 2~4년 차 312명을 모집했으며, 삼성서울병원은 인턴 123명, 레지던트 379명 모집을 공고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지원자가 전혀 없었던 병원들의 상황이다. 경북대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아주대병원, 영남대병원, 충남대병원, 한양대병원 등 27개 상급종합병원에는 단 한 명의 지원자도 없었다.

분당서울대병원, 부산대병원, 전남대병원, 전북대병원 등은 기존 하반기 모집 방식대로 결원만을 모집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채우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역과 병원 규모를 가리지 않고 전국적으로 나타난 이 현상은 의료 인력 수급에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방 병원들의 경우, 이미 심각한 의료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결과로 인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의료계의 열악한 근무 환경, 과도한 업무 부담, 의료 정책에 대한 불만 등을 꼽고 있다. 또한, 최근 의료계와 정부 간의 갈등도 젊은 의사들의 지원 기피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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