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기사, 사무실 새끼 고양이 3시간 학대…결국 재판

CCTV 영상 공개로 학대 사실 알려져, 시민 3만 5천여 명 엄벌 촉구
수술비 400만 원, 배달 기사들과 업체 대표가 모금해 마련
학대받은 고양이 명숙이, 입양 희망자 등장하며 새 삶의 기회 마련

부산의 한 배달대행업체 사무실에서 새끼 고양이를 3시간 넘게 학대한 혐의로 배달 기사 A씨가 결국 재판에 넘겨졌다.


▲ 고양이 명숙이를 폭행하는 장면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21일 A씨를 동물보호법 위반 및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6일 새벽 3시부터 아침 6시 20분까지 부산 사하구의 배달대행업체 사무실에서 생후 6개월 된 새끼 고양이 '명숙이'를 폭행하고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명숙이는 생후 2개월도 되지 않았을 때 도로에서 다른 배달 기사에 의해 구조된 후, 해당 사무실에서 직원들의 돌봄을 받아 왔다. 그러나 폭력 전과가 있는 A씨는 집행유예 기간 중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고, 범행 직후에는 해당 업체에서 일을 그만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당시 학대 장면이 고스란히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더욱 큰 충격을 주었다. 이 영상을 본 시민들은 분노를 표출했고, 동물보호단체에서 A씨의 엄벌을 촉구하는 탄원서에는 3만 5천여 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학대 당한 고양이 명숙이는 수술을 받고 많이 회복했으나, 아직 입을 다물지 못하는 상태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명숙이의 수술비는 약 400만 원이 청구되었고, 이를 위해 평소 명숙이를 돌보던 배달 기사들과 업체 대표가 십시일반으로 모금해 비용을 마련했다. 명숙이의 학대 소식에 또 다른 배달 기사가 가슴 아파하며 매일 병원을 찾아 돌봤고, 최근에는 명숙이를 입양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명숙이에게 새로운 가족을 선물하고자 했다.

명숙이의 사연은 동물 학대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한편, 구조와 돌봄에 나선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도 함께 전해졌다. 학대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할 명숙이의 회복을 위해 많은 이들이 희망을 주고 있으며, 동물 보호와 학대 방지를 위한 경각심을 다시금 환기시킨 사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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