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전공의 진노... "계엄령·의대 증원 철회, 물러나라"

"전공의 처단 포고령 사과하라"… 의대 교수·전공의, 계엄령 강력 규탄
윤봉길 기념관까지 행진… "대선 출마 초심 돌아가 하야하라"
"즉흥적인 계엄과 의대 증원 안돼"… 의료계 전면 반발 확산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에 분노한 의대 교수와 전공의들이 추운 날씨에도 거리로 나서, "의대 증원 원천무효"를 외치며 계엄 포고령에 대한 사과와 대통령 퇴진을 강력히 요구했다.


▲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의대 교수들과 전공의, 의료인 가족 등이 8일 서울 서초구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 앞에서 시국선언대회를 열고 있다. / 사진 - 뉴스1

의대 교수·전공의, "국민건강 위협하는 내란 행위 규탄"


전국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8일 오후 3시 서울 양재 AT센터 앞에서 시국선언대회를 열고 비상계엄과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날 대회에는 의대 교수뿐만 아니라 의대생 학부모와 의대생, 전공의 등이 참여해 "국민건강 위협하는 내란 주범 물러나라"는 구호를 외쳤다.

참가자들은 시국선언대회를 마친 후 윤봉길 기념관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윤봉길 기념관은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장소로, 이들은 "출마 당시의 초심으로 돌아가 하야하라"는 의미를 담아 행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고려대 의대 박평재 비대위원장은 "윤석열을 더는 대통령이라 부를 수 없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의무를 저버리고 국민을 상대로 전쟁을 벌이겠다는 내란 주범"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특히 계엄 포고령에서 '전공의 처단'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 사과와 책임을 촉구하며, "이러한 발언이 전공의들에게 얼마나 큰 공포를 주었는지 상상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의료계가 갈라치기와 악마화에 직면"


서울대병원 곽재건 교수는 계엄령 발표 이후 가족들이 자신의 안전을 걱정하는 모습을 보며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아빠도 끌려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아이를 보며 참담했다"며 "후배 전공의들은 얼마나 두려웠을지 생각하면 가슴이 떨린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을 끌어내리더라도 또 다른 권력이 의사를 악마화하고 갈라치기하며 의료개혁을 빌미로 의료계를 무너뜨릴까 두렵다"고 덧붙였다. 참석자들은 "의료농단, 교육농단 윤석열을 처벌하라", "국민안전을 위협하는 내란죄 윤석열을 체포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전공의들도 거리로…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하라"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주최로 '의료계엄 규탄 집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타 대학병원 전공의들과 의대생도 참석해 "의대 증원 철회"를 요구했다.


경찰 추산 500명(주최 측 추산 1000명)이 참여한 이번 집회에서 젊은 의사들은 "즉흥적인 계엄령과 의대 증원을 규탄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우병준 서울대병원 전공의협의회 공동비대위원장은 계엄령 포고령에 '전공의 처단'이라는 표현이 포함된 데 대해 강한 분노를 나타냈다. 그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박탈하고 특정 직역을 처벌 대상으로 삼는 것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냐"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즉흥개혁, 즉흥계엄 강력 규탄한다", "젊은 의사 짓밟은 행정명령 책임져라"라는 피켓을 들며 지난 2월 의대 증원 발표 이전으로 돌아갈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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