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여의도성모병원 분리 운영 논의 본격화… 가톨릭의료원 내부 변화 주목

7월 중 분리 여부 결정 가능성… 여의도성모병원 독립체제 가시화
병상 감축·조직 재편 통해 운영 효율화 및 감염 대응력 강화
140억 원 규모 장비 투자와 특성화 전략으로 독자 생존 기반 다져

가톨릭중앙의료원이 통합 운영해 온 서울성모병원과 여의도성모병원의 'One Hospital 체제'를 분리하는 방안을 놓고 본격적인 논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부터 이어져 온 통합진료 시스템을 재편하려는 움직임이 내부 협의를 통해 빠르면 7월 중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성모병원장인 윤승규 원장이 여의도성모병원장 직무도 겸하고 있지만, 분리 운영이 결정될 경우 여의도성모병원은 별도의 병원장을 선임하고 독립적인 조직 체계를 갖추게 될 가능성이 크다. 윤 병원장의 임기는 2025년 8월 31일까지로, 체제 전환이 확정되면 이 시점을 기준으로 주요 인사가 단행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번 논의는 여의도성모병원의 독립적인 기능 회복과 경영 전략 변화와도 맞물려 있다. 통합 운영 이전까지만 해도 독자적인 진료 기능을 수행하던 여의도성모병원은 통합 이후 서울성모병원장의 겸직 체계 하에서 진료영역이 일부 축소되며 사실상 종속적인 구조로 전환됐다. 그간 재정 적자 문제로 폐원설까지 돌았지만, 최근에는 특성화 전략을 중심으로 경영 개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서울성모병원이 여의도성모병원의 재정 손실을 일정 부분 보전해온 배경을 감안하면, 여의도성모병원이 독자 생존 역량을 확보할 경우 양 병원 모두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병상 재조정과 감염병 대응 강화… 운영 체계 변화 신호탄

여의도성모병원은 지난해 9월 1일부로 병상 수를 기존 531개에서 440개로 줄였다. 이는 단순한 축소가 아닌 의료 질 개선과 감염병 대응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조치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기존 6인실 병상 중 일부는 5인실로 개편됐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상은 216개에서 228개로 확대됐다. 또한 9층과 10층 병동을 통합 운영하면서 간호간병 전용 병동으로 전환했고, 혈액내과 병동은 감염관리 강화를 위해 음압·양압 시설이 완비된 6층으로 이전 배치됐다.

윤승규 병원장은 2025년 신년사에서 “병상 조정과 조직 개편을 통해 운영 효율성을 높였으며, 이러한 변화가 환자 중심 진료 철학으로 이어져 환자경험평가 1등급이라는 성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고가 장비 투자와 디지털 전환 가속… 특성화 전략 강화

여의도성모병원은 최근 140억 원을 투입해 고정밀 방사선 암 치료기인 ‘트루빔(TrueBeam)’을 도입하고 2025년 6월부터 본격 운영을 시작했다. 여기에 최신 로봇수술기와 고해상도 안과용 수술현미경까지 도입해 수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백내장 수술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된 펨토초 레이저 장비도 지난 6월 16일부터 운영에 들어갔으며, 병원 전 병동에는 ‘심정지 예측 AI 시스템’을 적용해 디지털 기반의 환자안전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윤 병원장은 여의도성모병원의 주요 성과로 림프종센터의 CAR-T 치료 확대, 안과병원의 신의료기술 도입, 로봇수술 실적 증가, 뇌건강센터의 경증 입원 진료모델 정착 등을 언급하며 특화 진료역량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직 구조 슬림화… 독립 운영 기반 조성 중

진료 중심의 조직 재편도 눈에 띈다. 여의도성모병원은 기존 53개 진료지원 및 행정부서를 41개로 통합하며 병원 생산성과 운영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단기적인 구조조정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는 독립 운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게 병원 측 입장이다.

서울성모병원과의 통합체제가 해체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의도성모병원이 독자적인 진료 기능과 경영 역량을 갖춰나갈 수 있을지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가톨릭의료원 관계자는 “아직 공식적으로 확정된 내용은 없지만, 여러 사안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오는 7월 중 내부 결론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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