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회 전면 반대 아니다”… 전공의 추가 시험 보도 논란에 진화 나선 의료계

전공의 추가 전문의 시험 관련 논의, 전체 의견 아닌 일부 현실론
수련시간 60시간 법제화도 학회별 입장 엇갈려… 일괄 해석 무리
의학회 “정부 지원 있다면 유연한 논의 가능… 배제 아냐”

전공의 추가 전문의 시험 도입과 주 60시간 수련시간 법제화 문제를 둘러싸고 의료계 내부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일부 언론이 보도한 '대한의학회 전면 반대' 입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의학회는 최근 논란이 된 해당 보도 내용이 전체 의견을 대표하지 않으며, 오히려 유연한 논의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학회 오승준 부회장은 26일,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추가 시험은 불가하다”는 취지의 발언이 의학회의 공식 입장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전문과목 학회 대표자회의는 다양한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였을 뿐, 최종 결정을 내리는 회의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회의는 25일 서울 중구의 한 호텔에서 열렸으며, 전공의 대상 추가 전문의 시험 시행 여부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졌다. 하지만 이 회의는 전체 회원학회의 의견을 종합하거나 공식 입장을 채택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는 점이 강조됐다.

오 부회장은 “일부 학회가 현실적 어려움을 언급한 것은 맞지만, 이를 전면 반대로 해석한 보도는 유감스럽다”며, “자칫 의정 갈등의 중심에 있는 전공의 집단에 대한 반대처럼 비춰지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추가 시험 도입과 관련된 논의는 행정적, 재정적 부담과도 연결돼 있다. 전문의 시험은 매년 1회 치러지며, 운영 예산은 약 36억 원에 달한다. 올해 시험의 경우 전공의 집단이 집단적으로 시험을 거부하면서 응시자 수가 급감했고, 이에 따라 운영 적자가 불가피했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제68차 전문의 자격시험에서는 총 522명이 응시해 이 중 509명이 최종 합격했다. 이는 전년도 응시자 2727명과 비교할 때 큰 폭의 감소이며, 정부의 별도 지원 없이 시험을 운영하기 어려운 구조임을 방증한다.

오 부회장은 “복지부가 추가 시험에 대해 제도적·재정적 지원 의지를 보인다면, 의학회도 유연하게 접근할 수 있다”며 “전공의의 불이익을 줄이고 국민의 건강권이 훼손되지 않도록 정부와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전공의 수련시간 법제화와 관련한 논의도 비슷한 맥락에서 입장 차가 존재한다. 최근 일부 보도에서는 ‘의학회가 수련시간 60시간 도입에 전면 반대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학회별로 의견이 갈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학회에서는 수련의 질 저하나 수련 기간 조정 필요성 등을 우려하며 신중한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의학회는 이전에도 주 80시간 수련 유지 입장을 밝힌 바 있으며, 연속근무 시간을 36시간에서 28시간으로 줄이는 안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오 부회장은 “유럽은 근무시간이 짧지만 수련기간이 7~8년에 이르며, 미국도 여전히 80시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근무시간 단축만으로 수련 환경을 개선하려 하기보다는, 수련 기간과 내용 전반에 대한 균형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의학회는 특정 세대나 집단을 배제하려는 조직이 아니며, 복지부가 제도적 대안을 마련한다면 추가 시험 시행도 충분히 논의될 수 있다”며, 갈등 해소를 위한 열린 자세를 다시 한 번 밝혔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