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 전공의 일부 이미 복귀…계약직 전문의 연장 채용 사례도
병상 감축·PA 확대로 전공의 TO 축소 움직임
“필수과 기피 심화, 지역병원 미달 불가피” 전망
올해 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11일부터 시작됐지만,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가 수도권과 인기과에 집중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필수과를 중심으로는 지원 미달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권 A 수련병원은 내과 등 필수과 당직을 맡아 온 계약직 전문의들과 최근 계약을 연장했다. 전공의 대규모 사직 이후 장기간 당직 공백을 메우기 위해 채용했던 인력인데, 복귀 인원이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한 조치다. 해당 병원 교수는 “필수과 복귀자는 이미 올 5월 복귀한 경우가 많아, 하반기 복귀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라고 말했다.
일부 대형 수련병원은 정형외과 등 특정과목 전공의 복귀 정원(TO)을 축소하는 움직임도 보인다. 병상 감축, 전문의 중심 진료, 진료보조인력(PA) 확충으로 이미 인력 구조가 재편돼 전공의를 추가 채용하는 것이 경영 효율성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보건복지부는 사직 전공의 사후 정원 인정 여부를 각 병원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
B병원 교수는 “총병상 10% 감축과 PA 확충으로 현재 3교대 체제가 운영되고 있다”며 “전공인이 복귀해도 병상 회전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교육과 컨퍼런스까지 더해지면 교수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 내부에서도 필수과 수련 포기나 복귀 시기 연기 움직임이 있다. 일부는 올해 9월 대신 내년 3월 복귀를 선택하겠다는 입장이며, 개원 시장에 나가 봉직을 계속하거나 개원 준비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한 사직 전공의는 “필수과를 떠나겠다는 동료들이 많다. 이미 봉직 경험이 쌓여 돌아가지 않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필수과 인력난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기피과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한 의료개혁이 결과적으로 필수과를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지역 수련병원 필수과 미달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은 11일부터 29일까지 각 수련병원별로 진행되며, 보건복지부 확정 인원은 인턴·레지던트를 합쳐 총 1만3498명이다. 현재 전국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 수는 253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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