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자회사인 ‘엘지에니바이오리파이닝’이 충남 서산시에 국내 최초의 HVO(Hydrotreated Vegetable Oil) 공장을 착공하며, 본격적인 친환경 바이오 연료 사업에 나섰다. 이번 착공은 LG화학이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연간 30만 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202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다.

HVO는 폐식용유 등 재생 가능한 식물성 오일에 수소를 첨가해 제조되는 친환경 연료다. 일반 화석 연료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이 크게 낮고, 저온에서도 안정적인 물성을 유지해 지속가능항공유(SAF), 바이오 디젤, 바이오 납사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다.

특히 항공기의 친환경 연료로 사용되는 SAF와, 석유화학 제품의 주원료인 바이오 납사는 향후 탈탄소 시대 핵심 전략물질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번 공장은 이러한 글로벌 수요 확대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 능력을 확보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LG화학은 HVO를 활용한 바이오 납사를 기반으로, 고부가 친환경 화학 제품군의 확대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바이오 납사는 에틸렌 생산의 주요 원료로 사용되며, 이를 통해 생산되는 고흡수성수지(SAP), 고탄성수지(EVA), 합성수지(ABS) 등은 국제 친환경 인증인 ISCC PLUS를 획득한 BCB(Bio Circular Balanced) 제품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LG화학은 해당 공장을 통해 지속가능 소재 비중을 높이고, 자동차·가전·위생용품 등 다양한 산업군에 친환경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ESG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공장은 LG화학과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 에니(Eni)의 자회사 에니라이브(Enilive)가 지난해 12월 합작 설립한 ‘엘지에니바이오리파이닝’이 추진한다. 에니는 이미 이탈리아 내 200만 톤 규모의 HVO 시설을 운영 중이며, 유럽·아프리카·아시아 전역에 걸쳐 친환경 원재료 공급망과 정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선도 기업이다.

에니라이브의 CEO 스테파노 발리스타는 “이번 착공은 에니라이브의 지속가능한 제품 확대 전략을 구체화한 사례”라며, “글로벌 친환경 연료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화학 신학철 부회장은 “LG화학은 사업 포트폴리오의 저탄소 전환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수익성 확보를 병행해 나가고 있다”며, “HVO 분야에서의 기술 혁신과 신속한 상용화를 통해 고객의 니즈에 적시에 대응하고, 글로벌 친환경 시장에서 경쟁력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