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백신, 유효기간 만료로 무더기 폐기 위기 직면

- 화이자 백신은 1병을 열면 6명을, 모더나는 20명까지 맞을 수 있지만 개봉 6시간 뒤에는 사용하기 어려워 폐기되고 있는 실정
- 국내 코로나 누적확진자 수는 1600만 명을 넘어서 이미 감염된 확진자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자가 크게 줄면서 최근 버려지는 백신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가격이 가장 비싼 모더나 백신은 20명 분량의 1병을 열면 3명 정도만 맞히고 버리는 상황이 이어지는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백신 부족 국가에 공여를 검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신현영 의원(더불어민주당,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측은 질병관리청 예방접종대응추진단으로부터 받은 '코로나19 백신 잔량/유효기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오는 8월까지 총 1181만 도즈가 폐기처분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신 의원에 따르면 8월까지 총 1,181만 도즈가 유효기한이 만료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4월 11만3,000 도즈 ▲5월 4만4,000 도즈 ▲6월 122만 도즈 ▲7월 691만 도즈 ▲8월 352만 도즈가 유효기한 만료를 앞두고 있다.

백신 종류별로는 ▲화이자 711만6,000 도즈 ▲모더나 346만9,000 도즈 ▲노바백스 122만 도즈가 8월까지 만료된다.


유효기한 만료와 더불어 개봉된 백신의 폐기량도 상당한 수준이다.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자는 하루에 1만여명 안팎까지 줄었다. 이는 지난해 말 132만 명까지 늘었던 것보다 급감한 수치다.


하지만 화이자 백신은 1병을 열면 6명을, 모더나는 20명까지 맞을 수 있지만 개봉 6시간 뒤에는 사용하기 어려워 폐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개봉한 뒤 접종을 못해 버려지는 비율을 보면 화이자 백신은 지난 2월 7%에서 지난달 42%로 늘었고, 같은 기간 모더나 백신은 64.6%에서 86.6%까지 급증했다.


백신 폐기율이 증가한 가장 큰 이유는 접종희망자 감소로 들 수 있는데, 이미 국내 코로나 누적확진자 수는 1600만 명을 넘어서 이미 감염된 확진자들이 백신 접종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 의원은 유효기간 만료가 다가오는 백신을 폐기 대신 감염 취약 국가에 공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의원은 “코로나 백신 폐기량이 앞으로 속출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며 “감염병 시대 글로벌 리더쉽을 발휘해 백신 외교 선진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접종률이 낮은 감염병 취약 국가와 난민들을 대상으로 백신 공여 등 협력 가능한 국제적 역할에 대한 신속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현재까지 베트남에 아스트라제네카 139만회분, 태국에 아스트라제네카 47만회분, 이란에 아스트라제네카 100만회분, 필리핀에 아스트라제네카 53만9,000회분 등 총 340만회분의 백신을 공여했다.


하지만 선진국들은 이미 접종률이 높은 편이고 의료취약국가인 후진국들은 냉장시설이 부족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질병관리청 역시 폐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백신 접종을 한 주에 하루로 몰아서 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지만 이럴 경우 14일부터 시작된 60세 이상 4차 접종이 제 속도를 내기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또한 6개월인 백신 유효기간도 신경 써야 하는 문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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