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치 않은 원숭이두창 확산세...천연두 및 코로나와 차이점은?

-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 달리 크기가 크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변이가 잘 일어나지는 않아
- 천연두 바이러스와 유사한 만큼, 이전에 천연두 치료제로 쓰였던 항바이러스가 사용될 전망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 전환)에 접어든지 얼마되지 않아 '원숭이두창' 확산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세계 30개국에서 550명 이상이 원숭이두창 확진을 받았다. 국내에선 발생 시 빠른 조치를 취하고자 원숭이두창을 법정 감염병 2급으로 지정할 방침이다. 이에 유럽의약품청(EMA)이 희소감염병 ‘원숭이두창(Monkey Pox)’ 예방 백신으로 천연두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원숭이두창이란?
원숭이두창은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된 원숭이두창(Monkeypox) 바이러스가 원인인 인수공통감염병이다. 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인간 감염 사례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이후 인근 지역으로 감염이 이어져 현재 서부·중부 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이 됐다.

감염된 동물 체액에 접촉했을 때, 잘 익히지 않은 야생동물을 섭취한 경우 원숭이두창에 걸릴 수 있다. 감염된 사람의 피부 병변이나 호흡기 분비물, 침구 등에 접촉하게되면 드물게 사람 간 전파도 된다.

최근 원숭이두창의 전 세계 확산은 새로운 원숭이두창 변이 바이러스나 전파 경로의 생성 때문으로 추정된다. 다만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코로나19와 달리 크기가 크고 안정적이기 때문에 변이가 잘 일어나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 감염내과 전문의는 "많은 사람이 밀접 접촉한 상황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됐다가, 긴 잠복기를 거쳐 각자의 생활 터전으로 간 뒤 증상이 나타났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 천연두와 차이점은?...림프절 비대 증상 차이
원숭이두창에 걸리면 1~3주의 잠복기가 지나고 발열, 두통, 근육통, 림프절 비대가 생긴다. 그 후 1~3일이 지나면 얼굴, 몸, 손바닥, 발다박 등에 수포성 발진이 생기며 다른 부위로 퍼진다.

원숭이두창 바이러스는 인간두창(천연두) 바이러스와 비슷하다고 알려졌다. 다만 천연두에서는 림프절 비대가 나타나지 않는다. 또 천연두는 치사율이 30%에 달하는데 원숭이두창은 1~10% 정도다. 전 세계 누적 코로나19 치명률(1.2%)에 비하면 현저히 높다.

신 상임연구위원은 "원숭이두창은 치사율이 높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며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역학적 연관성과 증상이 중요하니, 환자 발생 지역을 다녀온 후 3주 안에 증상이 나타나면 반드시 질병관리청에 연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천연두 백신을 그대로 사용?
지금까지 원숭이두창에 대한 치료제는 개발되지 않았다. 천연두 바이러스와 유사한 만큼, 이전에 천연두 치료제로 쓰였던 항바이러스가 사용될 전망이다. 미국 시가 테크놀로지의 '티폭스(성분명 테코비리마트)'가 천연두 치료에 대해 미 식품의약국(FDA), 유럽 식품의약국(EMA) 승인을 받은 바 있다. 원숭이두창에 대해서도 EMA 승인을 받았다.

백신 또한 천연두 백신이 사용된다. 예방 효과는 85%이상이라고 알려졌다. 유일한 백신은 덴마크 바바리안 노르딕의 '임바넥스'. 2019년 FDA에서 원숭이두창에도 쓸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다.


유럽의약품청(EMA) 또한 희소감염병 원숭이두창 예방 백신으로 천연두 백신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마크로 카발레리 EMA 백신전략책임자는 원숭이두창 예방 차원에서 필요하면 천연두 백신 ‘임바넥스’를 사용할 수 있는지 제조사와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덴마크 제약사 바바리안 노르딕이 개발한 임바넥스는 2013년 유럽에서 천연두 백신으로 허가받았지만, 미국에서는 원숭이두창의 예방과 증상 완화를 위해 쓸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다.

카발레리는 동물 실험 결과 임바넥스가 원숭이두창에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노르딕이 가능한 한 빨리 자료를 제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임바넥스를 원숭이두창 예방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승인이 떨어진다면, 원숭이두창 감염자와 접촉한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할 가능성이 크다.

카발레리는 유럽에서 지금처럼 원숭이두창이 확산한 적이 없지만, 현 단계를 공중보건 비상사태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재는 30개 이상의 나라로 확산되면서 국내에 유입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및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 지역을 여행할 때 야생동물과 유증상자와의 접촉을 피하고, 기본적인 개인방역수칙을 준수해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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