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통] 더욱 중요해진 병의원 노무관리...올바른 관리방안은?

- 최근에는 갈수록 병의원 노무 관리 환경이 엄격해지고 노동자를 보호하는 정책이 강화
- 연차수당과 연장수당 관련 문제가 노동부에 신고되는 사건의 80%

대부분의 의사들은 개원 준비 시 노무관리에 대한 기초 지식만 습득하고 노무사를 통해 필수 항목을 점검하는 정도로 시작을 하게 된다. 그러나 노동관계법은 사람을 규율하는 현실적인 법률로서 매년 개정되고 있으며, 그 내용은 방대하고 어렵기 때문에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 시 미흡한 대처를 하게 되기 마련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갈수록 병의원 노무 관리 환경이 엄격해지고 노동자를 보호하는 정책이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인상, 포괄임금제 규제 등 근로자를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맞는 노무관리 규정의 정비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특히 병의원은 다른 업종과 달리 사업 운영이 근로자에 의해 이뤄지며 서비스업이 전제되는 특성이 있어 노무관리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서울시의사회는 의료계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지난 19일 서울시의사회관 5층 강당에서 ‘제9차 개원회원 및 예비회원을 위한 경영세미나’를 열고 노무와 세무관리, 의료법 등의 심도 있는 강의를 마련했다.

서울시의사회 개원세미나는 매년 연초에 열리는 연례행사로 자리매김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개원했거나 개원을 준비하는 회원을 위해 각 분야 전문가를 모시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자리”라며 “진료와 수련생활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시간을 내 세미나에 참석한 회원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강의를 진행한 손강용 노무사(대일노무법인 대표)는 "입사 첫날부터 계약서를 작성하고 근로자에게 교부하는 것, 임금명세서를 배부하는 것은 기본"이라며 "연차수당과 연장수당이 노동부에 신고되는 사건의 80%"라고 강조했다.

◆ 근로자 5인...가장 중요한 기준

손 노무사에 따르면 노무에서 중요한 기준은 직원수 5인(일용직·파트타임 포함)이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에 적용되지 않는 조항이 많은 반면, 5인 이상은 5000명 규모의 종합병원과 동일한 법이 적용돼 노무 관리가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는 6개월 내로 5명 이상을 채용할 예정이라면, 애초에 5인 이상을 가정하고 세팅할 것을 권장했다.

상시근로자 수는 근로자의 연인원을 사업장 영업일수로 나눈 값인데 주 평균 일수에 따라 예외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상시근로자가 4.5명이더라도, 5인 이상인 날이 주 4일 이상이면 ‘5인 이상 사업장’에 해당한다. 역으로 상시근로자가 5.5명이더라도, 5인 미만인 날이 주 4일 이상이면 ‘5인 미만 사업장’에 해당한다.

또 직원이 3명인데 오전과 오후 각기 다른 청소직원을 두는 경우, 파트타임도 직원으로 간주해 5인 이상에 해당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 있다. 다만 이럴 경우 청소직원과 용역계약서를 작성한다면 인건비가 아닌 용역비로 인정, 근로자로 적용받지 않게 된다.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에 적용되지 않는 항목이 많다. 주 40시간제, 유급휴일, 연장·야간·휴일수당, 연차·보건·생리휴가, 부당해고 구제신청까지 적용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5인 미만이더라도 주휴수당, 휴게시간, 육아휴직, 해고예고수당, 퇴직금 등은 지켜야 한다.

주휴일과 근로자의 날은 직원수와 관계없이 유급휴일이며 공휴일은 올해부터 5인 이상 사업장에 한해서 유급휴일로 의무화됐다. 손 노무사는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은 ‘공휴일’을 계약서상 유급휴일에 포함하지 않도록 주의하라”며 “병원 사정에 따라 ‘임시휴뮤 가능함’ 정도로 명시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했다.

5인 이상 병원은 휴일근로(주휴일·공휴일·근로자의 날)도 수당을 지급하고 올해부터 주말과 겹치는 국경일(삼일절·광복절·개천절·한글날)도 대체공휴일로 적용된다. 다만 경조사와 병가는 법정휴가 대상이 아니니 병원 내부 복지 차원에서 협의하면 된다.

◆ 계약서 작성의 중요성
5인 이상 병원에서 일 8시간·주 40시간을 초과 근무하면 연장수당을 지급한다. 손 노무사는 “주 40시간 이상 고정 연장근로가 발생한다면 포괄임금 근로계약서를 권장한다”며 “대개 연장수당 신고는 근로자가 근무일지를 입증해야 하는데, 병원은 스케줄이 공개돼있어 불리할 수 있으니 각별히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5인 이상 병원은 1년 미만 직원에게도 연차휴가를 지급한다. 1년간 8할 이상 출근 시 연차 15일(1년 미만자는 1개월 개근 시 1일)을 부여한다. 만약 올해 1월부터 5인을 넘긴 경우, (1월부터)연말까지 1년 동안 직원수를 유지해야만 연차 15개를 부여한다. 이때 신입과 장기근속 직원은 동등하게 적용받는다.

손 노무사에 따르면 간혹 퇴직금을 중간정산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는 법적효력이 없다. 보증금, 의료비, 개인회생 등의 이유로 퇴직금 포기각서를 작성해도 법적인 효력이 없다. 끝으로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직원을 ‘해고’할 수 없다”며 “근무태만, 동료관계 등은 해고사유가 아니므로 감봉이나 권고사직으로 자발적 퇴직을 유도하는 편이 낫다. 해고로 신고되는 일 없도록 반드시 사직서도 남겨야 한다”고 했다.


◆ 구·시의사회 제공 정보 활용하기

경문배 삼성탑가정의학과의원장이 선배 개원의로서 여러 팁을 전해주는 자리도 이어졌는데, 경 원장은 개원을 앞두고 구·시의사회가 제공한 정보와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의사회원 선후배와 소통하면서 알게 되는 정보가 많다”며 “개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지역의사회에 가입해 혜택을 누렸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세미나는 이 밖에도△이세근 세무사의 개원 세무클리닉 △한진 변호사의 개원의를 위한 의료법 강의 △김미영 (하나은행 닥터대출)팀장의 개원의 대출 세션을 통해 현장에서 필요한 알짜정보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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