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의료기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택치료자 대면진료 기관에 포함되자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중증도를 판별하거나 경구용 치료제 등을 처방할 수 없는 한의사가 대면진료를 맡는 것은 비효율적인 것을 넘어 수익만 바라는 행위라고 비판하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9일 재택치료 중인 환자가 코로나19 외 다른 질환까지 가까운 동네 병·의원에서 대면진료받을 수 있도록 외래진료센터를 확대한다고 밝히며, 그 대상 기관에 한의원도 포함시켰다. 다만 의사나라뉴스 취재 결과, 한의원의 경우 비코로나 질환에 한해 대면 진료가 가능했고, 수가 신청 또한 한의사 단독으로는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전협은 30일 발표한 보도자료에서 "환자에게 적절한 증상을 조절하는 투약 자체가 불가능한 직군이며, 환자를 임상적으로 평가할 때 경구용 혹은 정맥용 치료 제제를 사용할 수 조차 없는 한계 있는 직역(한의원)에 코로나19 환자를 대면해 치료하겠다는 발상을 한 보건복지부를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한의학으로는 확진자에 대한 그 어떠한 치료도 연구 결과가 정립된 것이 없으며, 혹여 그들이 주장하는 중국의 일부 결과물은 논문의 당위성조차 찾기 어려울 정도로 공신력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또 "(한의원은) 팍스로비드, 렘데시비르, 중환자 치료 등 그 어떠한 것도 처방·시행할 수 없기에 환자가 중증으로 이환될 가능성이 있는 경우 다시 병·의원으로 옮겨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대전협은 한의사와 의사간 환자 정보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은 현장에서 이뤄질 수 없어 의료현장에서 혼란만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협 여한솔 회장은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를 대면했을 때 산소포화도가 90%라고 가정하면 이를 대면한 한의사들은 자신들의 학문적 근거 어디에 맞춰 환자 치료 방법을 결정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코로나 감염으로 폐와 장기가 망가져 기관삽관 및 ECMO를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한의학으로 이들을 치료할텐가 아니면 응급실을 찾아올 것인가"며 "응급실 현장에서 근거없는 행위로 악화해 들어오는 환자, 보호자를 마주하면 그 기분은 참혹하다"고 강조했다.

이지후 대전협 부회장 또한 "기저질환이 없는 젊은 성인남녀에게서도 백신 미접종 등 코로나 감염으로 인해 중증으로 이환되는 환자들을 마주하고 있다"며 "그런 환자들을 한의사들이 도대체 어떠한 학문적, 법률적 근거를 빌미로 환자들을 대면해 평가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 부회장은 "상태가 악화할 경우 한의원에서 이들을 검사하고 판단할 일련의 정밀적인 검사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상상할 수 없다"고 했다.

나아가 대전협은 한의계가 "코로나19 사태까지 돈벌이에 이용한다"면서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미 한방의료기관의 "근거 없는 행위"로 상태가 악화된 환자가 응급실을 찾고 있다면서 코로나19 환자까지 맡아 이득만 취하려는 "이기적인 아집"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상태가 악화된 환자를 대면했을 때 "파렴치하게 한방병원을 찾게 할 것이냐"면서 "돈 몇 푼에 양심을 버리고" 의사와 동등한 지위를 바라는 "망상"도 중단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여 회장은 "코로나와 관련 없는 환자들을 한방병원에서, 한의원에서, 근거 없는 한약만 팔고 침만 맞추다가 기흉이 생기고 척수에 찔려 사지 마비가 발생, 응급실로 내던져지는 환자들을 볼 때마다 답답함을 느낀다"며 "코로나 확진 환자들까지 자신들이 치료한답시고 단물만 빨아먹겠다는 당신들의 이기적인 아집은 이제 그만 접을 때가 됐다. 알 수 없는 정체불명의 한자로 가득한, 혹은 단 한 줄짜리 진료의뢰서만 달랑 찾아 들어오는 환자들의 모습을 우리가 또 목도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