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3만 4,739명으로 전일보다 1,420명 줄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 등 방역 관련 모든 지표가 안정세로 접어들었고 점차 하락하고 있다. 이제 방역의 관건은 코로나19 자체 방역보다 독감이라는 말이 의료계에서 나오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개인위생이 올라가면서 그간 유행하지 않았던 독감이 유행이 예고되고 있고, 코로나19와 함께 발생할 경우 환자의 중증도가 크게 올라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독감은 독감 바이러스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바이러스로 알려진 ‘A형 H3N2’이다, 적극적인 독감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것이 방역당국과 의료계 공통된 의견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 수가 3만 4,739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해외 유입사례인 69명을 제외하고 국내 확진자 수는 3만 4,670명이었다. 수도권에서 전체 국내 확진의 56.5%의 비중인 1만 9,587명이 확진됐다. 재원중 위중증 환자는 330명으로 전일에 대비해 20명이 줄었다. 사망자는 16명으로 3명이 줄었다.
이제 방역 관건은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이른바 '트윈데믹' 관리라는 것이 의료계 중론이다. 이미 지난달 16일 3년 만에 독감 유행 주의보가 발령됐다.
특히 어린이 감염속도가 심상치 않다. 9월 18~24일 외래환자 1000명당 독감이 의심되는 독감환자 전체 분율은 4.9명인데 1~6세가 7.9명, 7~12세가 6.4명이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먼저 독감이 퍼진 뒤 고연령대가 감염되는 유행 경향이 발생할 것이라는 방역당국과 의료계 경고 대로다. 어린이들은 자연감염 이력이 적고,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항체도 사라져 독감에 취약하기 때문에 통상 유행을 주도한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됐을 때 중증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보고있다. 2020년 영국 공중보건국 조사에 따르면 동시 감염자들의 사망률은 미감염자의 6배, 코로나19만 감염된 환자의 2.3배로 나타났다. 쥐를 통해 실험한 이스라엘에서도 코로나19에만 감염됐을 때보다 동시 감염 시 사망 위험이 1.6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지난해 나왔다. 독감만으로도 사망할 수 있다. 독감 감염 시 폐렴 발생 위험은 최대 100배, 1주일 내 급성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10배, 뇌졸중 발생 위험은 8배 증가한다는 해외 연구 결과도 있다.
올해 독감 유행을 주도할 우세종은 'A형 H3N2'인 것으로 파악되는데 의료계에서는 해당 바이러스가 독감 중에서도 독성이 가장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A형 H3N2는 1968년 홍콩에서 유행이 시작된 일명 '홍콩독감'의 후손이다. 이듬해인 1969년까지 전 세계에서 1억 명 이상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100만명가량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됐다. 유행의 진앙지였던 홍콩의 상황은 코로나19 유행이 정점에 달했던 때와 비슷했다. 당시 홍콩 유력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환자를 받아들일 여력이 없는 병원에서 의사들이 할 수 있는 일은 환자들에게 집에 가서 완치될 때 까지 쉬라는 권고를 하는 일 외엔 없었다고 전했다.
의료계에서는 A형 H3N2의 중증 질환을 일으키는 위험도가 'A형 H1N1'보다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A형 H1N1은 1918년 전 세계에서 수천만 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추정된 스페인독감의 후손이다. 2009년 발생한 신종플루도 A형 H1N1으로 분류된다.
독감 경고등이 뜬 가운데 이날부터 독감 무료 예방접종 대상이 5일부터 '생후 만 6개월~13세 이하 전체 어린이'와 '임신부'로 확대된다. 생후 만 6개월 이상이면서 만 13세 이하 어린이 중 한 번만 독감 백신을 맞는 어린이와 임신부는 이날부터 무료 백신 접종이 가능하다. 이 중 생후 만 6개월~만 9세 미만 어린이 중 생애 처음 접종받는 2회 접종 대상자는 지난달 21일부터 접종이 이미 시작됐다. 이들은 1차 접종 4주일 후 2차 접종이 필요하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최근 독감 유행주의보가 발령된 만큼 독감 백신 효과 극대화를 위해 늦어도 10월 초까진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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