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안부, 코로나 자가격리 관리·감독업무 중단... 지자체에 인계해
- 서울시, 자가격리 위반 현황 집계 및 파악 아예 안 해
- 전문가 “지자체에 떠넘기지 말고 현실적인 지침 줘야”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즘(코로나 19) 자가격리 관리에 사실상 손을 떼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이로 인해 확진자들이 자가격리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일이 비일비재해 코로나19 재유행을 가속화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월 자가격리 관리·감독 업무를 중단하고 지자체에 이를 인계했다. 서울시의 경우 이를 자치구에 넘겨 서울시 내 자가격리 위반 관련 통합 통계 조차 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같은 달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이용한 자가격리 확진자 동선 체크 애플리케이션도 폐지했다.
즉 현재는 지자체가 자가격리를 관리·감독하고 있지만 사실상 확진자 개인의 자율에만 맡기는 수준이다. 자가격리 준수 여부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대한 법률’에 따라 자가격리 의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내려질 수 있다.
지난 8월 코로나19에 감염됐었던 직장인 김모(35·여)씨는 “자가격리 중 단 한 차례도 자치구에서 연락이 오지 않았다”며 “자가격리 중에 외출을 하더라도 아무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달초 코로나19에 감염된 진모(25·여)씨도 “어디에서도 확인이나 감시를 하지 않으니 아무래도 나도 경각심이 떨어진 것이 사실”이라며 “집 앞에 쓰레기를 버리러 다녀오거나 산책을 하기도 했다. 편의점이나 카페까지 나갔어도 상관없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보다 이전인 지난 3월 확진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를 했던 구모(31·남)씨도 “자가격리 기간에 방역 당국의 관리가 허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자가격리수칙을 지키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방역 시스템으로는 코로나19 재확산이 반복되는 상황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은 바이러스 배양이 최대 2주까지 길게 이뤄지는 게 특징으로, 자가격리가 끝난 환자들도 바이러스를 채취해보면 굉장히 많이 나오는 경우 많다”며 “정부가 지자체에 떠넘기기만 할 게 아니라 해외처럼 5일로 줄이든지, 개인방역을 강화하게끔 하는지 현실적인 지침을 주는 게 맞다”고 제안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 수, 재원 중 위중증 환자 수, 사망자 수 등의 통계 발표도 다음주부터 중단한다. 정부는 매일 오전 9시30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통계를 공식 발표해왔다. 주 2회 개최하던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도 1회로 줄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산은 가팔라지고 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4만 842명으로, 전주에 비해 1만 13,50명이 늘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새롬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