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면허취소법 뒤에 가려진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법

- 환자 내원 시 본인확인 의무화, 위반 시 과태료... 의료계 반대 법안
- 일각 “본회의 직회부 법안 일괄처리 보장 없어... 저지 대상에 포함해야” 지적도

간호계를 제외한 보건의료계 전반이 반대하는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이 국회 본회의로 향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이 법안들과 함께 본회의로 향하는 또 다른 법안에는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법도 포함되어 있다.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 내용을 담은 국민건강보험법 개정안 역시 발의 당시부터 의료계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반발했지만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등 굵직한 현안에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며 상대적으로 묻혔다는 평가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법도 국회 본회의로 직회부됐지만, 의료계의 주목이 간호법과 의사면허취소법 등의 의료법 개정안에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의료법, 감염병 예방 및 관리법, 국민건강보험법, 노인복지법, 장애아동 복지지원법, 장애인복지법 등 개정안 6건과 간호법까지 모두 7건 법률안을 본회의로 보냈다. 이 가운데 국민건강보험법에는 의료계가 우려하는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법이 포함돼 있다.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법은 요양기관이 요양급여를 할 때 환자 본인 여부 및 건강보험 자격 여부를 확인하도록 하고, 의무를 위반하는 경우 과태료 및 징수금을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요양기관의 건강보험 가입자 자격확인 의무를 강화해 타인 명의 대여·도용 등 사례를 방지,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를 두고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건강보험 수급자 자격관리와 부정수급 방지라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책임을 의료계에 전가하고 과태료까지 부담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지적이다. 또 아픈 환자에게 자격확인을 요구하는 것도 쉽지 않고, 강제할 방법도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건강보험 부정수급 방지에 대한 대국민 홍보, 계도나 캠페인 등을 통해 부정수급을 방지하고, 신분증 소지 등 진료문화가 정착된 후에나 논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시 법안이 발의되자 대한의사협회와 대한병원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등이 이 같은 반대 의견을 제출했다. 특히 법안이 복지위 전체회의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가자 대한개원의협의회, 경남도의사회, 강원도의사회 등이 성명서를 통해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본회의 직회부에서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 법은 이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갈등이 첨예한 간호법과 의료계 파장이 큰 의사면허법이 주목을 받으며 언급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실제 복지위 본회의 직회부 이후 의협과 의협 대의원회, 대개협, 각 시도의사회 등은 반발 성명을 쏟아내고 있지만 해당 법안에 대한 언급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는 "내원환자 본인확인 의무화법도 의료계 전체가 대상이라는 점에서 영향이 큰 법안"이라며 "본회의로 직회부된 법안이 일괄적으로 움직이리라는 보장은 없다. 해당 법안도 저지 대상에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