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조현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 풀기

- 전 인구의 1% 정도가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
- 치료를 한번 시작했다면 중간에 멈추지 않는 것이 중요

누구나 한 번쯤은 뉴스 등을 통해 '묻지마 폭행·살인 사건'을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때마다 나오는 '조현병'이라는 원인 질환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이 정신질환에 대해 공포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조현병이 생각보다 무서운 질환이 아닌 약물 치료를 통해 충분히 치료가 가능한 일반적 정신 질환 중 하나라고 한다.


조현병은 어떤 병이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

◆ 조현병이란 어떤 질환?
과거 정신분열증으로 불렸던 조현병은 느슨해지거나 너무 팽팽한 현악기도 줄을 잘 조율하면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듯이, 회복이 가능하다는 희망을 담기 위해 2011년 병명을 개명했다. 여기에 더해 내재된 잘못된 인식과 부정적 이미지 해소를 위한 목적도 있었다.

조현병은 신경세포끼리의 연결이 엉성해 정보가 정확히 전달되지 않아서 환청·망상 등을 주로 겪게 되는 병이다. 충동을 잘 조절하지 못하고 의사소통이 어려운 탓에 사회 활동을 하는게 힘들지만,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해지는 것을 알려졌다. 전 인구의 1% 정도가 조현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 조현병 자가진단법
조현병은 현실과 단절(정신병), 환각(대개의 경우 환청), 그릇된 확고한 신념(망상), 비정상적 사고와 행동, 감정 표현의 감소, 동기부여 저하, 정신 기능(인지)의 저하 및 업무·사회적 관계·자기관리 등 일상적인 기능의 문제가 특성으로 나타나는 정신 장애이다.

조현병이 생기면 다음과 같은 증상이 최소 한 가지 이상 나타나게 된다.
- 망상(아무런 근거 없이 생각하거나 확신함)
- 환각(상상에 의한 것이 보이거나 들림)
- 와해된 언어(문법에 어긋난 말이나 단어 사용)
- 잠을 잘 못 자는 수면문제
- 특별한 일이 없는데도 불안함
- 극심한 기분 변화


"조현병의 전형적인 증상과 함께 평소의 행동이나 말투, 감정 표현이 급변했다면 한 번쯤 조현병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조현병의 원인은?
조현병의 발병 원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으로 유전적, 생물학적 취약성이 주요 발병 원인으로 조명되고 있다. 즉, 타고난 생물학적 취약성에 덧붙여 극심한 스트레스, 트라우마 같은 심리적, 환경적 요인이 결합됐을 때 발병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조현병은 뇌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과잉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밝혀졌다. 도파민 과잉은 망상과 환청의 병리기전에 중요한데, 따라서 치료 시 과도한 도파민을 낮추는 약물이 사용된다.

최근에는 여기에 더해 뇌에서 분비되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글루타민과 같은 물질의 불균형과도 연관이 깊은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조현병이 누구에게나 동일한 기전과 예후를 보이는 질환이 아니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다양한 유전자들이 발병에 영향을 미치고 사회 환경적인 요인이 개입되면서 경과와 증상의 변화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조현병 환자는 모두 폭력성을 가질까?
조현병 환자라고 해서 모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다. 전문가에 따르면 대다수의 치료 순응적인 조현병 환자들은 순종적이며, 오히려 어리숙하고 사회성이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약을 제대로 복용하지 않거나,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동반·알코올에 중독된 경우 범죄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 조현병이 발병하는 시기는?
만약 치료가 계속 늦어진다면 환자의 뇌 상태가 망가져 증상이 심해지고, 치료가 길어질 수 있다. 따라서 조현병이 최초로 발견되는 시점인 10대 청소년기나 20대 초반의 청년기의 정신 건강 상태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조현병 발병 시기>
▶ 남성 : 10대 후반~20대 초반
▶ 여성 : 20대 중반~30대 초반

이 시기에는 조현병이 발병하기 쉽고, 방치 시 뇌 손상의 심각 정도가 크기 때문이다. 10대들의 경우 조현병이 발병하더라도 스스로 이를 자각하지 못할 수 있어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크다. 향후 학업에 문제가 생길 뿐 아니라 사회성이 떨어지고, 대인관계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소지가 많다.


"소아나 청소년의 경우 정신 기능이 계속 발달하는 단계에 있으므로 증상을 오래 방치하면 학습, 사회 적응 기술 습득, 대인관계 기술 등 사회 적응력 습득이 또래와 많은 차이가 벌어지게 되므로 조기치료가 더욱 중요하다"(정신건강학교 교수"


◆ 조기 치료가 중요한 조현병
조현병은 약물치료, 심리 및 행동 치료를 시작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조현병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이상 상태를 인정하고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인데, 대다수의 환자들은 자신이 병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거나 인정하려 들지 않기에 치료의 첫발을 내딛기가 매우 어렵다.

이럴 때는 보호자의 적극적인 치료 의지로 환자를 진료실로 이끌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보호자는 환자가 받을 충격, 원망 등을 걱정해 주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전문의와의 대면이 치료를 알리는 신호탄이기에 일단 진료실에 환자가 들어섰다면 긍정적인 상황으로 발전할 소지가 크다.


◆ 꾸준한 약물치료가 핵심
조현병은 꾸준한 약물 치료를 통한 관리가 관건이다.

초기 단기로 볼 수 있는 급성기에는 충분한 양의 약물로 증상을 신속히 호전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후 증상이 효과적으로 조절되면 안정기에는 서서히 투여 용량을 줄이게 되는데, 이때에도 호전 상태를 유지하면서 재발을 방지하도록 신경 써야 한다.

도파민의 균형을 조절하는 약을 5년 정도 꾸준히 복용해야 하는데,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주사 치료제가 나오고, 뇌 전기 자극을 통해 증상을 치료하는 방법도 개발되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치료를 한번 시작했다면 중간에 멈추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중간에 약 복용을 멈춰 약물 순응도가 감소하면 감정적인 동요가 더욱 심해지고 불안해하며, 공격성을 보이는 특징이 증가하게 된다. 이런 상태에서 음주 및 약물을 남용하게 되면 공격성이 더욱 올라가 범죄와 연관될 수 있다.


◆ 조현병 치료의 부작용은?
약물 치료의 목적은 부작용은 최소화하며 효과는 극대화하는 것이다. 모든 약물이 그렇듯이 조현병 치료 약물도 필연적으로 일부 부작용이 존재한다.

주로 졸림, 입 마름, 어지럼증, 변비, 체중증가, 눈의 초점 조절 느려짐 등의 증상과 움직임이 둔해지고, 손발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최근 개발된 약물들은 기존 약물의 부작용은 개선하고, 치료 효과는 더욱 높인 것이 특징이다. 따라서 환자들은 약물 치료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서 일반인과 같은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의지를 다져야 한다"(정신의학과 교수)


◆ 사회적 인식 개선이 선행되야

조현병은 위험한 질병이 아니라, 적절한 약물치료와 사회적 재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만 조성되면 얼마든지 관리가 가능한 병이다. 우리 중 누구라도 정신절환을 비롯한 다양한 병에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며, 정신질환자를 나와 다른 영역의 사람으로 분류해버리는 편견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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