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 85%... 위드코로나 이대로 괜찮을까?

- 22일 기준 병상 대기자가 900명을 넘어서는 등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5%에 육박
- 중환자 병상을 마련하기 어려운 만큼 별도 병원 신설의 필요성도 제기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엿새 만에 3천 명 아래로 떨어졌지만, 수도권에서 신규 환자가 속출하면서 22일 기준 병상 대기자가 900명을 넘어서는 등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85%에 육박했다.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이 시행된 지 4주차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 의료대응 시스템이 한계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일선 의료현장에서는 시설과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에 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비상계획 등 위드 코로나 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수도권 병상 사실상 소진
이날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병상 대기자는 907명으로, 1주일 전인 15일 273명에 비해 3배가량 많아진 것이다. 4일 이상 입원을 하지 못하는 이들이 15.1%(137명)에 달한다. 수도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전날 오후 5시 기준 83.3%(694개 중 578개 사용)로 직전일 81.5% 대비 지속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별로는 직전일 79.7%였던 인천의 가동률이 83.5%(79개 중 66개 사용)까지 올라오면서 서울 84.9%, 경기 81.1% 등 모든 지역의 가동률이 80%를 넘어섰다.

입·퇴원 등 과정에서 소요되는 병상별 준비 시간 등을 감안하면 사실상 병상이 소진된 수준이다. 당국은 수도권에 중환자 병상을 현재 수준인 692병상을 추가해 의료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지만 시설과 인원 준비에 3~4주가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연말께나 실제 가동이 가능하다.

전해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2차장(행정안전부 장관)은 "중증환자 규모와 평균 병상 가동률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병상 확보 및 의료인력 확보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중증 환자 전담 간호사 양성사업’을 통해 내년 초까지 200여명의 전담 간호인력을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개별 병원에서 중환자 병상을 마련하기 어려운 만큼 별도 병원 신설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대학병원 등은 기존의 코로나19 외 중환자만으로도 빽빽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병상을 그렇게 쉽게 전환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코로나19 초기 중국 우한에서 긴급 병상을 만들었던 것처럼 체육관이나 빈 건물을 개조해 병동을 만들고 자원 의료진이나 군의관, 간호장교 등을 투입해 전체 중환자실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 위드 코로나 중단 기준 초과..‘비상계획’ 발동되나
코로나19 주간 평균 확진자가 3000명에 육박하고, 중환자실 가동률이 정부의 기준점인 75%를 넘어서면서 위드 코로나를 재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열린 국민과의 대화에서 "확진자 수 증가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들어갈 때 미리 예상한 수치"라며 "5000명, 1만명까지도 확진자 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대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위중증 환자 수가 늘어나면 부득이하게 비상조치를 취하거나 일상 회복으로 나아가는 부분을 잠시 멈추거나 거리두기를 강화하거나 하는 조치가 없으리란 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윤 서울대 의대 의료관리학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를 한다고 해서 중환자가 늘어난 것이 아니고, 아직 요양병원 집단감염이 주가 되고 있다"면서 "지금 수준에서 비상대책이나 거리두기 강화를 논하는 것은 위드 코로나의 전제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우주 교수는 "정부가 별다른 대책 없이 위드 코로나를 강행했다"며 "거리두기를 다시 강화해 확진자를 줄여야만 중환자가 줄고 병실 부족도 해소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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