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처가 미흡할 경우 생각보다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
- 동상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손으로 문지르는 행위는 오히려 환자의 피부 조직을 손상
12월 시작과 함께 드디어 동장군이 찾아왔다. 이렇게 급작스레 기온이 낮아지면 누구나 한랭 질환에 노출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한랭 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돼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이 있는데 대처가 미흡할 경우 생각보다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때문에 사전에 한랭 질환의 종류, 예방 수칙, 치료법 등을 익혀 두는 것은 겨울철 야외 활동 전 반드시 필요한 일일 것이다.
한랭 질환,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한랭 질환별 치료법>
◆ 동상
동상은 인체가 낮은 기온에 장시간 노출되어 피부 및 피하의 근육층이 얼면서 혈액순환에 장애가 생겨 발생하는 질환이다. 주로 손, 발, 코, 귀와 같이 외부로 노출되기 쉬운 신체의 끝부분에서 주로 발생한다. 동상의 증상으로는 화상과 유사하게 가렵고 빨갛게 부어 오르거나 그 정도에 따라 수포가 발생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근육이나 뼈까지 침범해 위험할 수 있다.
동상 환자를 발견하면 일단 환자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동상 입은 부위는 40~42℃ 정도의 따뜻한 물에 30분 정도 담가 따뜻하게 해야 한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직접 열을 가까이 대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동상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기 위해 손으로 문지르는 행위는 오히려 환자의 피부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귀마개, 마스크, 장갑 등의 방한용품을 착용해야 하며 땀에 젖은 양말이나 신발은 반드시 갈아 신어야 한다. 젖은 발은 동상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 동창
동창은 피부가 축축한 상태에서 추위에 노출되면서 혈관 수축과 피부에 염증 반응에 의해 발생한다. 동창이 생기면 노출 부위가 붉게 변하고 붓게 되며,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기고 곪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고, 감각이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특히 피부가 과민한 사람일수록 더 잘 생기는데, 손가락이나 다리 등 부위에 따라 황색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동창이 생기면 손상된 손상된 부위를 최대한 빨리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따뜻한 물(37~39℃)에서 피부가 말랑말랑해지면서 약간 붉어질 때까지 녹이는 것이 좋은데, 보통 30~60분 정도 걸린다.
이때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따뜻한 물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이 과정에서 심한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특별한 금기사항이 없는 사람이라면 진통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피부에 심한 괴저가 발생한 경우 병원에서 피부 이식이나 절단 등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예방을 위해서는 피부가 심한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불가피한 경우 옷, 양말 등으로 보온을 철저히 해야 한다. 손가락이나 발가락, 귀 등 말단 부위뿐만 아니라 전신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저체온증
추운 날씨에는 음주, 저혈당, 뇌출혈, 중풍, 골절 등으로 인해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에서 실내외에 방치될 경우 종종 저체온증이 발생한다. 특히 연말연시에 다양한 모임으로 인해 과음한 경우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저체온증은 심부체온(중심체온)이 35℃ 이하로 내려가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심부체온이 32℃ 이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으니 특히 조심해야 한다.
저체온증이 의심되는 환자를 발견하면 그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리고 추운 환경으로부터 환자를 격리시키고 환자의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 옷이 젖었다면 마른 옷으로 갈아입힌 후 담요를 덮어주어 체온을 상승시켜야 한다.
만약 의식이 없는 경우 환자에게 물이나 음식물 등을 주어서는 안되며 환자의 반응이 없으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야 한다.
◆ 외상성 질환
겨울철에는 빙판길에 미끄러지거나 스키와 스노보드 등 겨울철 스포츠 등을 즐기다가 다치는 경우가 많아 외상성 질환 환자가 증가한다. 빙판길에 미끄러지는 경우 넘어지면서 엉덩방아를 찧으면 골반, 대퇴골, 척추뼈 등에 골절이 생길 수 있고, 팔로 땅을 짚게 되면 손목 골절이 생기기 쉽다.
* 외상성 질환 예방법
- 외출을 할 때는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고 장갑을 껴 방한을 충분히 해야 한다.
- 길을 잘 살펴 걷고 편안하고 따뜻한 신발을 신어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것이 좋다.
- 넘어질 때는 가급적 손을 짚지 않고 구르듯 넘어지는 것이 외상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한랭 두드러기 주의보>
◆ 한랭 두드러기란?
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강추위의 여파로 한랭 두드러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한랭 두드러기의 특징은 찬 공기나 찬물에 피부가 노출된 뒤 피부가 다시 더운 온도에 노출될 때 피부에 두드러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한랭 두드러기는 신체 어느 부위에서든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손·발에 잘 나타나는 편이다.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단지 의료계는 면역글로불린(혈액 속 당단백질)이 찬 공기·찬물·찬 물체 등을 항원으로 여기고 민감하게 반응해서 생기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이다.
"한랭 두드러기를 심하게 앓는 사람은 입·코 점막의 면역 반응으로 인해 기도가 좁아져서 호흡 곤란을 겪기도 한다. 한랭 두드러기 환자는 호흡 곤란으로 인한 쇼크 가능성이 있는지 '한랭 유발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피부과 전문의)
◆ 한랭 두드러기의 3가지 유형
전체 물리적 두드러기의 3~5%를 차지하는 한랭 두드러기는 세 가지 유형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각각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자.
- 원발성 후천성 한랭 두드러기
원발성 후천성 한랭 두드러기의 특징은 소아와 젊은 성인에게 주로 발생한다는 점이다. 피부에 차가운 자극을 주면 간지러운 느낌이 30분에서 한 시간가량 지속된다. 또한 차가운 음료를 마신 뒤에 입술이나 혀에 부종이 생기기도 한다.
특히 찬 온도에 전신이 노출되면 피부가 과도한 수분에 노출돼 저혈압, 어지러움, 쇼크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따라서 원발성 후천성 한랭 두드러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갑자기 찬물에 들어가는 등의 행동을 삼가야 한다.
- 속발성 후천성 한랭 두드러기
속발성 후천성 한랭 두드러기는 전체 환자의 약 5%에서 발생하는데, 두드러기가 24시간 이상 지속된다. 또 피부가 붉거나 보라색으로 변하는 자반이 발생하기도 한다.
- 반사성 한랭 두드러기
차가운 외부 자극에 노출됐을 때 국소 부위에서는 두드러기가 생기지 않지만, 전신이 노출되면 광범위한 두드러기가 나타난다는 것이 특징이다.
◆ 한랭 두드러기 자가진단법
추운 곳에 있을 때 몸이 가렵거나 붉게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한 번이라도 겪었다면 한랭 두드러기가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자신이 한랭 두드러기 증상이 있는지 알아보려면 얼음조각을 2분간 팔에 올려놓거나, 10분간 찬 공기를 쐰 후 두드러기가 생기는지 확인하면 된다.
만약 한랭 두드러기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추운 날씨에 특히 주의해야 하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 증상을 완화하는 것이 일반적인 대처법이다.
◆ 한랭 두드러기 예방법
한랭 두드러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실내 온도를 18~20℃, 습도는 4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추운 날씨에 외부에 있다가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가면 한랭 두드러기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한랭 두드러기는 주로 손이나 발에서 나타나므로 장갑을 끼거나 두꺼운 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 이때 양말이 젖었을 경우 즉시 갈아 신어야 한다.
"한랭 두드러기는 주로 손·발에 잘 나타난다. 외출할 때는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지 말고, 손을 자주 비벼서 온도가 떨어지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법도 없다. 두드러기가 생겼을 때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서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을 뿐이다"(피부과 전문의)
◆ 건강수칙 준수가 최선
갈수록 겨울철 평균기온이 낮아지면서 한랭 질환자가 매년 늘고 있고, 특히 추위에 약한 65세 이상 어르신이 환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겨울철 체온 관리, 가벼운 운동 등 건강수칙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최선의 예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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