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겐스마, 주사 한방에 25억…커지는 급여 허가화 목소리

- 1회 투약으로도 SMA 진행을 막을 수 있어 지난해 5월 국내 두 번째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승인받았으나 투약 비용이 약 25억에 달해
- START 연구에서는 졸겐스마로 치료받은 환자들이 운동 발달 단계인 '도움 없이 앉기 능력' 등에 도달

1억원 이상 초고가약 시대가 도래되고 있다. 오랜 줄다리기 끝에 한국노바티스의 백혈병·림프종 CAR-T 치료제 '킴리아(티사젠렉류셀)'와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에 사용되는 한국MSD의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프롤리주맙)'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형평성의 측면에서 또 다른 생명과 직결된 초고가 신약에 대한 급여 과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한국노바티스의 척수성 근위축증(Spinal Muscular Atrophy, SMA) 유전자 치료제 '졸겐스마,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 치료제 빈다맥스, 유전성 망막질환 치료제 럭스터나 등도 수억원대 급여가 필요한 의약품이 줄줄이 대기중에 있는 것이다.

이에 환자 및 의료계는 자연스럽게 20억원 수준의 SMA 치료제 졸겐스마로 눈길이 향하고 있다. 이같은 관심과 초고가약 급여에 대한 고민은 정부도 마찬가지이다.

◆ 척수성근위축증이란?
SMA는 전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명당 약 1명꼴로 발생하는 희귀유전질환이다. 정상적인 생존운동신경원(SMN1) 유전자의 결핍 혹은 돌연변이로 인해 진행성 근위축 및 마비를 일으킨다. SMN 단백질은 운동신경세포 생존에 필수적인데, SMN 단백질이 없으면 운동신경세포가 사멸하기 때문에 근육이 약해진다. 출생 직후부터 운동신경세포의 퇴화가 빠르게 진행되며 생후 6개월 전에 95% 이상이 손상된다.

"SMA 환자들은 태어날 때부터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사멸한다. 운동신경세포의 생존에 꼭 필요한 SMN 단백질을 스스로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중요한 점은 한 번 죽은 운동신경세포는 어떤 방법으로도 다시 살릴 수 없다. 때문에 운동신경세포가 죽는 것을 막는게 최선이다"(전문의)


◆ 치료제  현황은?
현재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SMA 치료제 중 유전자치료제인 ‘스핀라자’는 보험급여가 인정된다. 진단 첫 해에는 1년에 6번, 그 후에는 연간 3번 주사해야 하고 맞을 때마다 상태가 좋아진다. 다만 1회 비용이 비싸 10년 사용시 약 30억원이 넘는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반면 유전자대체치료제 ‘졸겐스마’는 급여가 되지 않는다. 1회 투약으로도 SMA 진행을 막을 수 있어 지난해 5월 국내 두 번째 첨단바이오의약품으로 승인받았으나 투약 비용이 약 25억에 달한다.

이에 졸겐스마는 허가-급여평가연계제도를 통해 급여 신청을 한 상태다.


◆ 졸겐스마의 필요성
졸겐스마는 결핍되거나 결함이 있는 SMN1 유전자의 기능성 대체본을 제공해 질환의 근본 원인을 해결한다. 그래서 평생 1회 정맥 투여로 SMA 진행을 막을 수 있다.


기존 SMA 치료제와 전혀 다른 기전으로 개발돼, SMA의 근본 원인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SMA 환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SMN1 유전자인데, SMN1 유전자의 기능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은 현재까지 졸겐스마밖에 없기 때문이다. 기존 허가된 다른 치료제들은 SMN1을 도와주는 SMN2 유전자와 관련있기에, 치료 효과나 규칙적인 치료 과정 등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28일, SMN1 유전자에 이중대립형질 돌연변이가 있는 척수성 근위축증(이하 SMA, Spinal Muscular Atrophy) 환자 중 ▲제1형의 임상적 진단이 있는 경우 또는 ▲SMN2 유전자의 복제수가 3개 이하인 경우에 사용 가능하도록 허가받았다.

SMA 1형 환자는 치료를 받지 않으면 90% 이상이 만 2세가 되기 전에 사망한다.


◆ 졸겐스마의 효능은?
졸겐스마는 허가부터 지금까지 다양한 의학적 근거를 선보이고 있다.

STR1VE 임상연구를 통해 졸겐스마는 주요 평가변수인 14개월째 무사건 생존을 유의하게 증가시켰다. 18개월 시점에서 20명의 환자(91%)가 보조호흡장치 없이 생존했으며 19명의 환자(86%)는 급식 튜브와 같은 비구강적 도움 없이 식사가 가능했다. 이는 SMA의 자연적인 양상에서는 결코 나타날 수 없는 전례 없는 수준이다.

아울러 START 연구에서는 졸겐스마로 치료받은 환자들이 운동 발달 단계인 '도움 없이 앉기 능력' 등에 도달했다. 해당 연구의 장기 추적 조사 결과, 투여 후 6.2년 이상 효과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2명(20%)은 독립적으로 걷고, 2명(20%)은 도움 받아 설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역시 치료받지 않은 제1형 SMA 환자에서는 절대 나타날 수 없는 결과다.

현재 진행 중인 SPRINT 연구는 2020년 6월 기준, 코호트 1(SMN2 유전자 복제수 2)에 참여한 4명의 환자(28.6%)와 코호트 2(SMN2 유전자 복제수 3)에 참여한 6명의 환자(40%)가 각각 '혼자 걷기'를 달성했으며, 각 코호트의 11명(78.6%), 13명(87%)의 환자가 30초 이상 도움 없이 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졸겐스마는 여러 리얼월드데이터도 갖고 있다. 가장 최근 독일 베를린 샤리테 대학병원(Charité University Hospital) 클라우디아 바이스(Claudia Weiß) 교수팀은 생후 6개월 이상이고 체중이 8.5kg를 초과하는 SMA 환자 대상 실제임상자료(Real-world data, RWD)를 공개했다.

이는 독일과 오스트리아에 위치한 소아 신경근 센터 18곳에서 진행한 다기관 전향적 관찰 연구다. SMA 환자 76명(SMA 제1형 환자 51명, 제 2형 19명, 증상 발현 전 단계(presymptomatic) 환자 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시험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16.8개월(연령 분포 8~59개월), 평균 체중은 9.1kg(체중 분포 4~15kg)이었다. 이 연구에는 기존에 뉴시너센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졸겐스마 연구 중 가장 많은 수의 환자(58명)가 포함됐다. 이 환자군은 졸겐스마를 투여하기 전 평균 12.4개월간 뉴시너센을 투여한 경험이 있었다.

연구 결과, 졸겐스마 치료 후 6개월 동안 추적 관찰을 마친 환자 중 80% 이상(49/60)에서 환자의 운동발달 지표를 평가하는 필라델피아 아동병원 영아 신경근장애 검사(CHOP-INTEND) 점수와 해머스미스 기능성 운동확대지수(HFMSE)가 유의미하게 개선됐다.

연령에 따라 운동 기능 개선을 측정한 유효성 평가 지표를 살펴보면, 생후 8개월 미만인 환자 16명의 CHOP-INTEND 점수는 평균적으로 13.8점 증가했고, 8개월 이상 24개월 미만의 환자 34명은 평균 7.7점 증가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운동 기능 개선 효과를 입증했다.

이전 뉴시너센으로 치료받은 경험이 있는 환자 58명 중 졸겐스마를 투여한 뒤 6개월간 추적 관찰을 통해 CHOP-INTEND 점수가 확인 가능한 45명의 환자의 평균 점수는 8.8점 증가했다.

이처럼 매우 제한적이었던 SMA 치료 영역에서 실제임상근거(Real-world evidence, RWE)가 발표된 것은 고무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작년 10월에 개최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졸겐스마를 투약받은 국내 환자들의 현황이 최초로 공개됐는데 임상 결과, 추적관찰을 진행한 4~11개월 동안 6명 환자 모두 운동능력 개선 효과를 보였다.


◆ 간절히 급여화를 기다리는 환자, 보호자 

때문에 SMA 환자들이 졸겐스마의 빠른 급여를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작년 국정감사에서는 SMA 환자 어머니가 직접 참고인으로 나와, 치명적이고 시급한 아이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며 졸겐스마 투약이 시급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졸겐스마 투약 시기가 늦어질수록 아이의 운동신경세포가 점차 죽기 때문에, 빠른 투약을 통해 아이의 상태를 개선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리얼월드데이터 등 다방면에서 치료 효과를 검증하는 동시에 초고가약에 대한 정확한 급여 기준을 새롭게 마련해야 할 시점이 오고있다”고 말했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졸겐스마는 현재 요양급여결정 신청이 들어온 상태”라며 “학회 등 전문가들의 의견수렴을 검토하고 있다. 급여 결정까지는 통상적으로 120일~150일 정도 소요되는데 법정처리기한에 최대한 맞춰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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