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9만명대 돌파...그 원인은?

- PCR 검사를 무료로 전환하자 적극적으로 검사에 나서면서 그동안 확진 사실을 숨기고 있던 확진자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어
- 신규 입국은 사실상 1년 넘게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외국인 신규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본 뿐

일본이 오미크론 우세종화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 9만명대에 들어섰다. 지난 연말 하루 확진자가 200명대, 사망자 수 0명을 기록하며 급감했던 '특수 현상'을 겪은 지 채 한 달도 채 안되서 일어난 일이다.



◆ 오미크론 변이에 속수무책인 일본
2일 NHK에 따르면 이날 일본 내 신규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9만4930명이다. 이로써 일본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8만명을 넘었던 지난달 29일(8만4968명)과 전날(8만1679명)을 넘어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일본에서는 지난해 9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수가 급감하더니 11월7일에는 사망자 0명, 확진자 162명을 기록한 바 있다. 사망자 0명을 기록한 것은 2020년 8월2일 이후 1년 3개월여만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감소도 잠시, 12월부터 오미크론 변이가 퍼지면서 확진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2일까지 일본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92만1185명으로 집계됐다.

또한 위험 환자도 늘고 있다. 이날 일본 전역에서 보고된 사망자는 전날보다 10명 많은 80명이었고, 인공호흡기 치료 등을 받는 중증자는 하루 새 82명 증가해 886명이 됐다. 오미크론이 만연하면서 클러스터(감염자 집단)도 급증하고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31일 시점에서 1주일간의 클러스터 발생이 1122건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불과 한 달 만에 200배 이상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상황인데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등은 당장 자택대기와 PCR 검사가 필요한 밀접접촉자만 180만 명이 넘는다고 추산하기도 있다.


◆ PCR 검사 무료화
이처럼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부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일본 정부가 PCR 검사를 무료로 전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진단한다.

그간 일본은 무증상자 대상 PCR 검사를 유료로 운영하였는데, ‘증상이 있을 경우에만 검사’ 원칙에서 ‘원하는 사람 모두 무료 검사’로 방침을 전환하면서 지난해 12월부터 도쿄 등 대도시에 무료 PCR검사소가 다수 설치돼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PCR 검사를 무료로 전환하고 신속항원검사 키트 공급도 하루 80만개로 늘리자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검사에 나서면서 그동안 확진 사실을 숨기고 있던 확진자들이 속속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일각에서는 일본의 확진자 수가 갑자기 급감한 배경을 놓고 검사비용이 비싸 코로나에 걸려도 검사할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었는데, 이런 의심이 어느 정도 맞은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 오미크론 변이의 강한 전파력
또 다른 원인으로는 일본의 코로나 감염 상황이 급변한 가장 큰 요인은 오미크론의 강력한 전파력이 꼽힌다. 발견된 지 일주일도 안 돼 전 세계로 퍼져 델타 변이를 제치고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오미크론 전파력에 일본도 무너진 것이다. 주일 미군기지가 집중 배치된 오키나와·히로시마 등이 이번 6차 유행을 주도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더해 일본은 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더딘 추가접종(부스터샷) 속도도 오미크론 변이 취약성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4일 기준 일본의 부스터샷 접종률은 0.9%에 불과헸다

이는 당초 일본 정부가 ‘2차 접종으로부터 8개월 후’를 부스터샷 접종 시기로 정하면서 백신 조달 및 준비를 서두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뒤늦게 의료 종사자 및 고령자의 접종 간격을 7개월로 줄이겠다고 공표했지만 현장 움직임은 더딘 상황이다. 


◆ 외국인 입국 제한

한편 재작년 초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외국인 입국 규제 수위를 높여온 일본 정부는 전염성이 한층 강한 오미크론 변이 출현 후인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유학생, 기업인을 포함한 모든 외국인의 신규 입국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신규 입국은 사실상 1년 넘게 거의 불가능한 상태로 외국인 신규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것은 선진국으로 분류되는 주요 7개국(G7) 가운데 일본 뿐이다.

일본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급감하자 지난해 11월 8일 제한적으로 입국금지 조치를 풀겠다고 발표했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급속하게 확산하자 같은달 30일 다시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 조치를 부활시켰다. 최근에는 해당 조치를 다음달 말까지 연장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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