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인에 의한 자가키트보다는 훨씬 더 정확한 의료기관에서 전문가에 의한 신속항원검사(RAT)를 활성화해야
- 전문가에 의한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최종 확진 진단법으로 인정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최다를 기록하는 가운데 자가검사키트(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자가검사키트 결과와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온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가검사키트에서는 '음성'이 나왔지만 직후 시행한 PCR 검사에서는 '양성'이 나오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2월 2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일일 확진자가 17만1452명을 기록해 전날보다 7만 명 넘게 치솟았다. 이날 기준 1주간 일평균 신규 확진자 수도 11만910명을 기록했다. 이처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국내 확진자가 폭증하자 정부는 한계에 직면한 PCR 검사 대신 신속항원검사 기반으로 진단검사체계를 재편했다. 이에 따라 신속항원검사 중에서도 자가검사키트 활용이 대폭 늘게 되었다.
그러나 2월부터 본격적으로 자가검사키트를 활용하면서 현장에서는 자가키트에서는 며칠 동안 음성이었는데,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신속항원 검사에서는 양성으로 확인되는 환자가 속출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실제로 비의료인이 일반인용 키트를 통해 자가진단을 하는 경우 검채 채취 기술이 서툴러 코로나19 양성임에도 불구하고 자가키트에서 음성으로 나올 확률이 무려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확진자들이 자가검사키트만 믿고 증상을 단순 감기로 오인하여 사회활동을 계속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급격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 의료인을 통한 신속항원검사 활성화해야
이처럼 일반인에 의한 자가검사키트의 진단 정확성을 둘러싼 논란이 꾸준히 제기되자 일부 전문가들은 PCR 검사보다 정확도는 떨어지지만 일반인에 의한 자가검사키트보다는 훨씬 더 정확한 의료기관에서 전문가에 의한 신속항원검사(RAT)를 적극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주장에 나섰다. 더 나아가 전문가에 의해 신속항원검사를 받고 양성 진단이 나오면 이를 최종 확진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의견까지도 제시하였다.
◆ 용인시의사회, 자가키트 검사 중지 촉구
이에 용인시의사회는 지난 22일 성명서를 통해 PCR 적응증의 민간 의료기관 확대, 신속항원검사 양성 시 추가적인 PCR 검사 중지, 비숙련인의 코로나19 자가키트 검사 중지, 용인시 보건소 코로나19 총력 대응 등을 촉구했다.
용인시의사회에 따르면 약 2주간 지역의료기관에서 시행된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 건수가 1만 건이 넘었으며 이 기간 동안 발생한 용인시 코로나19 확진자 2만여 명 중 10% 이상이 민간의료기관에서 발견된 것으로 추정했다. 의사회는 이처럼 가벼운 감기 증상으로 생각했던 확진자를 의료기관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통해 조기에 발견한다면 이차적 확산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의료인에 의한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는?
사실 의료인에 의한 신속항원검사도 적잖게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신속항원검사의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인에 의해 자가 검사로 시행했을 때 20% 미만인 것과 비교하면 더 정확하지만 80% 이상의 정확도를 보이는 PCR 검사와는 큰 차이가 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진단기기 기술의 발달로 전문가에 의한 신속항원검사의 정확도는 초기보다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전문가에 의한 신속항원검사는 일반인에 의한 자가진단보다 검체 체취가 더 잘 이뤄져 정확도가 훨씬 높고,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필요할 경우 PCR 검사를 신속하게 실시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 신속항원검사가 더 저렴
또한 자가키트 구입 비용보다 신속항원검사가 더 저렴할 수도 있다. 현재 보건소 선별진료소나 임시선별검사소에서 신속항원검사를 받을 경우엔 검사비가 무료지만, 진료비를 내야하는 민간의료기관의 경우에도 발열, 기침 등 감염 증상이 나타난 ‘의심 환자’와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의사의 판단에 따라 검사가 필요한 경우, 또는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 발급을 위한 검사일 경우 환자 본인 부담금은 의원급 5000원, 병원 6500원, 종합병원 9100원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도 확진자가 폭증하는 현 시점에서는 신속항원검사를 활성화하는 게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물론 PCR 검사를 더 많이 실시하는 게 최선이겠지만 현재 국내 PCR 역량(인력·시설 등)이 하루 최대 85만 건 정도밖에 되지 않아, 현재 수요도 이를 꽉 채우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위드 코로나'까지 실시되면 더 초과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 전문가에 의한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최종 확진 진단법으로 인정해야
현 시점에서 전문가에 의한 신속항원검사 결과를 최종 확진 진단법으로 인정하는 방안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현재는 의료인에 의한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면 다시 PCR 검사를 받아 양성 반응이 나와야 ‘확진’이 되는데 이 과정을 생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는 의료인이 직접 검체를 체취하고, 콧속 깊은 비인두 상피세포를 체취하는 방식으로 PCR 검사와 검체 체취법이 거의 같다. 이에 따라 전문가에 의한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 진단을 받을 정도면 PCR 검사에서도 양성이 나올 것으로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장새롬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