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새로운 시대의 보건의료 정책은?

- '과학’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불합리한 거리두기 기준을 개편한다는 방침
- 필수의료에 대한 급여 우선순위를 재설정한 후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갈 계획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자가 치열한 접전 끝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제20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에 따라 향후 5년의 새로운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 방향에 의료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윤 당선인의 보건의료정책은 의료비 지원을 확대하는 방법으로 ‘필수의료 국가책임제 도입’을 강조하고 있으며 지역의료 격차 해소,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소아백혈병·항암치료나 중증·희귀 질환 신약에 건강보험 적용 확대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 윤석열표 코로나 방역체계는?
윤석열 당선인 취임 후 코로나19 정부 방역대책에 가장 먼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후보 시절 윤 당선인은 "현 정부가 원칙 없는 거리두기로 불필요한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고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피해를 장기화했다”며 "집권 100일 내에 코로나19 대응체계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당선 후 취임과 동시에 대통령 직속 ‘코로나 긴급구조 특별본부’를 설치해 긴급구조 프로그램을 즉시 가동하겠다고 했으며, 취임 즉시 가동한 프로그램은 감염병 종식 후 2년까지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과학’과 '빅데이터’에 기반한 방역조치를 시행하고 불합리한 거리두기 기준을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백신접종 관련 사망자·이상반응 신고자에 대해서는 재평가 및 적정보상을 실시한다. 국립의료원 등 공공의료기관을 중환자전담병원으로 전환하고 임시병동을 마련하는 병상확보 공약도 제시했다.

바이오헬스 분야에 대한 전폭적 지원도 공약했다. 한국은 6개 백신이 임상시험 중이지만, 임상3상 중인 SK바이오 사이언스도 미국 워싱턴대와의 기술협력과 감염병혁신연합(CEPI) 지원백신으로 정부지원과는 무관하다. 국내 헬스산업 연구비는 6.6조원으로 미국(216조원)의 3.1% 수준이다.

윤 당선인은 백신 치료제 주권 확립·글로벌 백신허브 구축을 위해 "초고속 백신개발, 제조기술, 포스트코로나 치료제, 디지털방역에 대한 R&D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재생의료, 정밀의료, 뇌과학, 노화, 유전자편집 등 첨단의료분야 지원도 넓혀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방역조치 기간 발생한 자영업자 피해에 대한 손실보상을 약속했다. 50조원 이상의 재정자금을 확보해 규제강도와 피해정도에 따라 지원하고, 이들의 긴급자금 수요에 대응하는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했다.

◆ 윤석열표 ‘건보보장성 강화 정책’은?
현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에 대한 국민의힘의 비판이 정권 내내 계속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윤 당선인 취임 후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에의 대대적 ‘수술’도 점쳐진다.

국민의힘 선대위에서 보건바이오의료정책분과 위원장을 맡았던 연세의대 예방의학과 박은철 교수는 “보장성 강화는 중요한 이슈지만 문재인케어 이전, 노무현 대통령부터 급발진시켰다고 본다”며 “(보장성 강화라는) 아이템을 바꿀 생각은 없지만 개념을 바꿀 생각은 있다. 급여 우선순위 재설정, 재난적 의료비 활용, 비급여 본인부담 커버 등 3층 보호막을 쓸 때 재정을 덜 소모시키면서 보장은 훨씬 많이 될 것이라는 게 윤 후보의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건보 보장성 강화라는 틀을 완전히 깰 생각은 없지만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를 모토로 한 문재인 케어와 다르게 필수의료에 대한 급여 우선순위를 재설정한 후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 필수의료 국가책임, 병실확보·정책수가 지급
공공정책수가를 통해 코로나19가 드러낸 필수의료의 취약점을 보강하는 방안도 내놨다. 그는 현행 '행위별 수가체계’는 수술, 진단, 처치 등 행위가 있어야만 비용을 지급하는 구조라며 "응급실·중환자실·음압병실 등 특수시설이 항상 일정비율 이상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필요시설 개조 비용을 지원하고 응급실·중환자실·음압병실 수가를 원가 보전한다. 또 공공정책수가를 적용해 필수의료 시설 확보 시 신속한 대응이 가능토록 한다. 즉, 코로나19 등 비상상황에서 평시보다 가산된 정책수가를 지급해 의료인력 이탈을 막고 병실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 특정지역 의대 신설에는 부정적인 입장
그러나 윤 당선인은 공공의료를 위한 의사 정원 확대에 찬성하면서도 특정지역 의대 신설에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학생 수가 적은 의대 정원을 늘리는 방식으로 의사 수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지역의 응급·필수 의료인력을 확보해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역 국립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의 공공성을 강화해 필수의료가 부족한 응급실·중환자실·음압병실·중증외상센터·분만실·신생아실을 평시 운영한다. 의료취약지에는 국립병원·상급종합병원 분원을 설치하고 공공병원 위탁운영을 확장한다.


◆ 의료비 부담 경감 공약
한편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덜기 위한 방안으로는 재난적의료비 지원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지지난해 보험료 수입 1/1000의 상한선(2022년 625억원)을 1/000로 점진 상향한다. 현재 6대 중증질환으로 제한하고 있는 진료비는 모든 질환으로 확대하고, 연간 지원한도도 3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린다.

또한 초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고 간병비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와 일반병원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해 개인부담을 절반 이상 줄인다. 또 가족돌봄(자녀돌봄)의 휴가·휴직 기간을 늘리는 등 돌봄가족 지원도 강화할 방침이다.

이밖에도 의료돌봄 통합 커뮤니티 헬스케어 제공, 항암제·중증질환(희귀질환) 치료제에 대한 신속등재제도 도입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심쿵약속과 59초 쇼츠에 등장했던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비용 지원 △산후우울증 진료지원 확대 △인공와우 수술지원 확대 등도 공약에 담겼다.

◆ 제약·바이오 산업의 육성 공약
제약·바이오 산업의 육성도 기대되고 있다. 먼저 윤 당선인은 제약·바이오 주권확립을 목표로, 제약바이오 정책을 총괄할 컨트롤타워로 국무총리 직속 제약·바이오혁신위원회 설치를 약속했었다. 또한 국가 R&D 예산 및 세제지원 확대를 통해 신약개발에 국가가 적극 지원에 나설 것임을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고가 약과 중증·희귀질환 치료제의 경우 별도의 심의트랙을 만들 것, 국민건강보험이 아닌 별도의 기금을 활용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특히 위험분담제도(RSA)를 확대해 적극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 비대면 진료 육성, 의료계 반발 예상
다만 비대면진료 등을 육성하겠다고 약속한 것은 향후 의료계의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윤석열 당선인은 비대면, 의료 등의 벤처기업을 집중 지원할 것을 밝힌 바 있다. 이보다 앞서 스타트업 정책토크에서 “원격의료라는 혁신적인 제도와 최첨단 기술의 혜택을 국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함께 윤 후보는 정책공약 질의 답변을 통해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의 회복과 유지 위한 디지털 치료제 무상 지원도 약속했다.

또한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한 의료계가 반대하는 간호법 제정에도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이 긍정적인 의사를 밝히고 있어 향후 갈등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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