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후보, '한의사의 의과 의료기기 이용' 공약 발표..의료계 '즉각 철회' 요구

-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 치료의 무분별한 확대와 불법적인 한방의 의과 의료기기 이용을 합법화하는 정책협약을 즉각 철회 요구
- 한방은 21세기인 지금도 수 백 년 전 고서를 교과서로 채택할 정도로 전통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그 특성상 한방이 최신 의료나 과학과의 접점을 가지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주장

불과 20여일을 앞두고 있는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절정에 이르고 있는 가운데, 의료계 또한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이 매일 같이 내놓는 공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최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선대위가 대한한의사협회와 체결한 정책협약이 의료계와 갈등을 빚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의료계는 협악에 안전성 및 그 효과가 검증되지 않은 한방 치료를 무분별하게 확대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고 주장하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 이재명 후보의 공약에 의료계는 우려의 목소리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공중위생단체협의회 등 5개 직능단체와 정책협약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한의협과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한의 의료의 질적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국민의 한의 의료 접근성을 제고를 위한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추진하도록 상호 협력하며 ▲한의사들의 현대적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을 위해 상호 협력하기로 하였는데, 이에 의료계 단체들은 강한 비판에 나섰다.


특히 이재명 후보는 이전에도 의료계에서 크게 우려할 만한 정책들을 내놓은 바 있어 이번에도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그간 이 후보는 대한의사협회가 파업을 불사하면서까지 강력하게 반대한 현 정부의 공공의료 관련 정책을 그대로 답습한 공공의료강화 정책을 발표해 의료계의 반발을 산 데 이어, 최근에는 탈모치료제 및 임플란트 건강보험 적용 확대와 같은 공약으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또한 실손 보험 심사 확대와 실손 보험사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서 추진되는 실손 보험 간소화 공약했고, 대한간호사협회를 제외하고는 거의 전 보건의료 직역이 반대하는 간호법 통과도 공약으로 약속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의협과의 협약 내용이 공개되자, 의사회는 이를 비판하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 의료계, 한방의 의과 의료기기 이용을 합법화하는 정책협약 즉각 철회 주장
바른의료연구소는 14일 성명서를 통해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 치료의 무분별한 확대와 불법적인 한방의 의과 의료기기 이용을 합법화하는 정책협약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이 후보와 한의협의 협약서 주요 내용들은 국민 혈세 및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할 수밖에 없는 약속이거나 의료인간 면허 체계의 혼란과 건강보험 원칙의 훼손, 의료 질 저하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시스템 전체를 위기에 빠뜨릴 수 있다”고 비판했다.

연구소는 우선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위해 한방의 질적 향상이 필요하다’는 한의협의 주장에 대해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방은 21세기인 지금도 수 백 년 전 고서를 교과서로 채택할 정도로 전통을 중시할 뿐만 아니라, 그 특성상 한방이 최신 의료나 과학과의 접점을 가지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한방이라는 분야는 현대적인 개념의 질 향상이 불가능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들은 무수히 많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내의 한의약정책관에서 수 년간 ‘한방의 현대화’라는 명목으로 국민 혈세를 투입해 각종 연구나 한방 의료기기 등을 개발했지만 한의사들조차 결과물을 외면했다는 게 연구소의 주장이다.

이어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치료 방법이나 약제 등의 표준화가 전제돼야 하는데, 한의사 개별적으로 비방이라는 것이 존재하는 한방의 특성상 표준화는 불가능하다”며 “결국 한의사들은 자신들의 정체성을 버린 채 의과 의료기기나 치료법을 따라 하기 위해 법까지 뜯어고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의도를 정책협약서에 ‘한의사들이 현대적 진단과 치료를 위한 의료법 개정을 위해 상호 협력한다’라는 문구를 통해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 과학적인 방법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돼야

연구소는 “추나 급여화와 첩약 급여화 시범사업을 통해서 한방의 건강보험 적용은 학문적으로도 합당하지 않고, 건강보험 재정만 낭비하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한의협은 한방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며 “건강보험의 급여 항목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적인 방법으로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돼야 하고, 경제성도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연구소는 “대부분의 한방 치료는 경제성을 논하기 이전에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과학적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한방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가 현실화된다면, 이는 건강보험 급여 기준의 원칙이 훼손되는 결과로 이어져 건강보험 재정 악화와 건강보험 제도 자체의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놨다.

또한 “모든 국민이 수준 높은 의료혜택을 누리도록 하기 위해선 의과 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최신 의료기술이나 약제 도입이 용이하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국민을 위해서라면 생명과 직결된 치료법이나 약제의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시켜 정말로 필요한 분야를 보장해주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 담긴 보건의료 정책 공약 주문
이와 함께 바른의료연구소는 이재명 후보와 한의협의 정책협약서는 ‘한의사 집단의 이익만을 위한 협약’이라고 일축했다.

연구소는 “이번 정책협약서 체결을 통해서 이재명 후보 선대위는 득표를 위해서라면, 국민 건강과 의료 시스템의 붕괴까지도 유발할 수 있는 한의협의 황당하고 무리한 요구도 수용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한 국가의 운영을 책임질 수도 있는 대선 후보 선대위가 오로지 득표를 위해 무책임한 약속을 남발하는 것은 옳지 못한 행동”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재명 후보 선대위에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 치료의 무분별한 확대와 불법적인 한방의 의과 의료기기 이용을 합법화하는 정책협약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앞으로는 포퓰리즘이나 실효성 없는 보건의료 정책 공약 남발을 지양하고, 건설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이 담긴 보건의료 정책 공약을 발표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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