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기에는 후각 상실 등 후유증이 한정돼 있었지만 최근에는 장기간 계속 되는 기침과 피부 가려움증, 헤르페스 감염까지 다양한 고통을 호소
- 최근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오미크론 후유증에 대한 대비도 필요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세가 급증하면서,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서 “증상이 심각하지 않으니 그냥 걸리는 게 낫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사례를 조사한 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에 걸린 후 완치된 환자들은 그 이후에도 다양한 후유증 때문에 일상 생활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 다양한 후유증 사례
초기에는 후유증이 후각 상실 등으로 한정돼 있었지만,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완치자들은 장기간 계속 되는 기침과 피부 가려움증, 헤르페스 감염까지 다양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전문가들은 오미크론의 치명율이 다른 코로나 변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해서 단순 '감기'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보고한 남아공 쿠체 박사 또한 “걸리는 게 낫다는 주장은 도박”이라고 경고했다.
실제 지난 2월 중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직장인 A씨는 "코로나 증상보다 헤르페스 감염으로 입 주변에 물집이 생긴 것이 더 힘들었다"며 "심한 몸살 감기에 걸려 면역력이 떨어지면 같은 증상이 반복됐는데 똑같은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소 좋지 않았거나 약했던 부분이 모두 아픈 것 같았다"며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코로나에 걸리면 위험하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다른 경우로는 피부 가려움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속출하고 있다. 2월에 확진된 직장인 B씨는 "몸 상태가 정말 안 좋을 때 한 번씩 아토피처럼 피부에 가려움증이 생기는데, 코로나19 확진 이후 시도 때도 간지러워 보습제를 계속 바르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완치자 C씨는 "확진 판정을 받고 재택치료를 하면서 후각·미각 상실이 있었는데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는다"고 했다. 직장인 D씨 또한 "격리 해제 이후 헬스장에서 운동할 때 감염 이전에 하던 운동량의 70%도 못 채우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중간에서 멈춰선 적도 있다"고 호소했다.
온라인 상에서도 '오미크론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코로나19 후유증을 걱정하는 커뮤니티에는 "코로나 확진 이후 두달째인데 열이 자꾸 오른다", "3개월간 기침이 멎지 않는다"는 등의 후기가 올라왔다. 확진 이후 코피가 계속 난다는 누리꾼도 있었다.
◆ 포스트 코로나 컨디션을 주의해야
각 국가들은 이처럼 코로나19 확진 이후에도 증상이 장기화되는 현상을 '포스트 코로나 컨디션' 또는 '롱 코비드'로 정의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이를 '포스트 코로나 컨디션'이라 규정하며 "코로나19 감염 이후 4주 이상 이어지는 건강 문제"라고 말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발병 후 3개월 이내 나타나 최소 2개월 동안 지속되며, 다른 진단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상"을 '롱 코비드'라고 정의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의학적 정의는 없지만 호흡곤란, 피로, 기침, 두통, 발열, 발진, 어지러움, 후각·미각 상실, 브레인 포그(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멍한 현상), 불면증 등이 꼽힌다. 그러나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최근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증하는 만큼 오미크론 후유증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오미크론의 위험성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보고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의사 안젤리크 쿠체 박사 또한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이 경증이라는 건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오미크론에 감염되면 나이 외 어떤 요소들이 고위험, 합병증을 초래할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쿠체 박사의 주장은 최근 온라인 등 일각에서 "오미크론이 별로 심각하지 않으니 그냥 걸리는 게 낫다"는 의견이 나온 데 반론 성격이다.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에서도 코로나19에 감염자가 미감염자보다 뇌졸중 위험은 52%, 심부전 위험은 72%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연구를 이끈 지야드 알 알리 미국 세인트루이스 워싱턴대 공중보건연구소 교수는 채널A와 인터뷰에서 "감염 후 최대 1년까지 심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고위험군 환자들은 각별히 주의해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3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5만190명 발생했다. 2월 말 13만명대를 기록하던 신규 확진자는 2주 사이 3배 가까이 늘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이제 연구가 진행되는 단계"라며 "3개월 이후에도 증상이 지속되는 롱코비드를 호소하는 환자가 5~6월에는 본격적으로 쏟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대부분이 회복하더라도 고령자, 기저질환자, 만성병 환자들이 후유증으로 인한 신체적·인지적 장애로 장기간 고통받을 수 있다"며 "이에 대해 국가적으로 체계적인 연구를 하고 롱 코비드 환자들을 위한 재활 클리닉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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