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독감도 하루에 40만 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 붕괴...국민들게 솔직하게 고백해야"

- 고위험군이 감염되면 우선 치료할 수는 있지만 고위험군의 감염을 집중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역 정책은 어디에도 없어
- 독감도 하루에 40만 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

최근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자문위원직에서 사퇴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한 것을 두고 "정부는 의료체계 붕괴 직전의 상황을 국민들께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 교수는 15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고위험군이 감염되면 우선 치료할 수는 있지만 고위험군의 감염을 집중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역 정책은 어디에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행 규모를 줄이지 않고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막을 수 없고 늘어나는 고위험군의 감염을 치료하고 싶더라도 의료체계를 넘어서는 환자가 발생하면 사망자는 급증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쓸 수 있는 정책적 수단을 다 해체해 놓은 마당이니 정부는 의료체계의 여력에 한계가 왔음을 인정하고, 국민들이 개인적인 감염 예방 노력에 동참해 주시기를 호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독감의 치명률과 비교하는 말도 안 되는 말장난은 이제 그만하라"며 "언제 독감이 확진자 기준으로 하루 40만 명씩 발생해본 적이 있느냐. 독감도 하루에 40만 명씩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붕괴된다"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정부가 연일 ‘엔데믹’, ‘계절독감’ 전환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는 것에 대한 반론이다. 정부의 입장은 신규 확진자수가 40만 명을 넘는 등 오미크론 확산세가 거센 반면 중증화율이나 치명률이 높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교수는 "바이러스와 방역 정책에는 획기적이거나 기발하거나 요행이란 없다"며 "마스크 애써 쓰고, 손 자주 씻고, 안 만나려 노력하고, 덜 움직이고, 백신 잘 맞고, 아플 땐 그냥 쉬고, 참고 더 참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병원이 전쟁터가 된 지 오래인데 길어지니 그 안에 질서가 생긴다"며 "열 나고 아프면 검사하고 바로 쉰다는 법칙이 잘 지켜지고 누구나 조심스레 행동해서 병원이 환자들을 계속 치료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이 교수는 14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지난 4차 유행 당시에는 정점에 이르기 전주부터 증가 곡선이 완만해졌는데, (이번 유행은) 지난주 (확진자) 30만 명 넘고도 곡선이 계속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라 (유행 정점이) 예상보다 1~2주 정도 더 밀릴 수 있다"며 "정부 차원에서 국민의 이동량을 줄이려는 메시지 전달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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