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속항원검사 중심의 감염예방관리료 중단, 확진자 대면진료 시 보상하는 형태로 건강보험 수가 체계 변경
- 의사들의 행위료이자 의사들의 가치에 해당하는 의사 업무량에 대한 재평가 없이는 의료 분야의 불균형은 결코 해소되지 않을 것
정부는 신속항원검사(RAT) 시 한시적으로 지급했던 감염예방관리료를 3일부로 지원 종료하고, 코로나19 환자 대면진료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기본 진료비에 더해 재진비 200%에 달하는 '대면진료 관리료'를 추가 지원하는 방식으로 건보 수가체계를 변경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4일부터 한시적으로 2~4주간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는 병·의원들은, 감염 예방 노력 등을 고려해 2만 4000원~3만 1000원 수준의 정책 가산수가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병·의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시행할 경우 건당 5만5920원의 한시적 건강보험 수가((동네 병·의원이 받게 되는 금액)를 받을 수 있었다.(하루 10명까지는 건당 6만5230원)
건당 5만5920원의 수가 구성은 이렇다. 발열·호흡기 증상자, 의사진단 결과 코로나19 의심 증상자 등이 호흡기 진료 지정 의료기관을 방문한 경우 진찰료 1만6970원, 신속항원 검사료 1만7260원, 감염예방관리료 2만1690원의 수가가 적용되었다. 여기에 하루 10명 까지는 원래 2만1690원인 감염예방관리료가 3만1000원으로 적용 되었는데, 이에 따라 하루 10명 까지 건당 6만5230원을 받는 구조였다.
◆ 변경 내용은? 대면진료관리료 수가는 2만4000원~3만1000원
그러나 정부는 확진자 급증에 따른 대면진료 수요가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신속항원검사 중심의 감염예방관리료를 중단하고, 확진자 대면진료 시 보상하는 형태로 건강보험 수가 체계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감염예방관리료를 중단하는 대신, 코로나19 환자를 대면 진료하는 의료기관에는 건강보험에서 '대면진료관리료' 수가를 2~4주간 한시 지급한다. 이에 따라 의료기관은 기존 진료비에 더해 대면진료관리료로 2만4000원~3만1000원을 추가로 받게 되는 셈이다. 의사 1인당 1일 100명까지 인정한다.
일반병상 입원을 통해 코로나19 확진자의 기저질환 등을 진료할 때 적용했던 '통합격리관리료' 수가의 적용 기간은 오는 17일까지 연장한다.
또한 현재 호흡기의료기관 위주의 신속항원검사 건강보험 적용을 전체 의과 의료기관 외래로 확대한다. 환자 본인부담은 5000원 수준(의원급 기준)을 일단 유지한다.
반면에 신속항원검사 시 지급하던 2만1000원~3만1000원의 감염예방관리료는 오는 3일까지만 지원한 후 중단한다. 국민안심병원·호흡기클리닉·외래진료센터의 대면 진료 감염예방관리료 역시 중지한다.
1만7000원 수준의 신속항원검사 진찰료와 검사료는 당분간 의사 1인당 1일 100명까지 인정하되, 향후 감염병 등급 조정 등을 고려해 본인부담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즉, 신속항원 감염 예방 관리료를 확진자 대면진료 관리료로 이름만 바꾸었지 비용은 거의 똑같이 책정된 것이다. 이는 신속항원 검사를 하면서 받는 비용이든 대면진료를 하면서 대면진료 관리료든 환자 1인을 진료하는데 약 6만5000원이라는 뜻이다.
권덕철 중대본 1차장 겸 보건복지부 장관은 "동네 병·의원의 신속항원검사에 추가 보상하던 감염예방관리료는 폐지돼 검사만 한 병·의원보다 검사와 대면 진료를 함께 실시하는 병·의원이 확대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면서 "통합격리관리료를 추가 지원하는 보상체계는 계속 유지해 코로나 확진자 치료가 일상적인 외래와 입원병동에서 이뤄지도록 유도·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여 전했다.
◆ 의료수가 편중의 문제점
그러나 의료계는 이 과정에 한가지 생각해야 할 점을 지적한다. 바로 현재의 의료수가가 정상인지에 대한 의구심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우리나라 의료수가의 가장 큰 문제로 '편중'을 꼽는다. 예를 들어 신속항원검사 검사료(혹은 대면진료관리료)는 6만2560원인 반면, 맹장수술의 경우 한 번 수술할 때 의사의 업무량은 7만5003원에 불과하다. 의사들의 입장에서는 힘든 맹장수술을 하지 않는 대신,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것이 훨씬 나은 상황인 것이다.
맹장수술은 환자가 평생에 한 번 할까말까 하는 수술인 데 비해,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는 며칠 사이, 혹은 일생에 몇 번이고 반복할 수 있는 검사라는 것을 고려하면 이러한 편중은 비정상적임은 누구라도 쉽게 알아챌 수 있는 상황이다.
이와 같은 일은 일상적인 질환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질환, 통증 질환, 감기나 배탈과 같은 질환들은 평생 동안 여러 번 발생하고 반복적인 진료가 필요함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이 질환의 진찰료와 진찰 빈도 수에 비하면 수술의 발생빈도 수가 훨씬 낮기 때문에 수술로 먹고 살 수밖에 없는 외과계 의사들은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 저수가 의료정책의 문제점
또한 요즘 일부 언론에서는 현재 의료진이 받는 감염예방관리료, 대면진료관리료 등의 정책가산 수가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방역 일선에서 묵묵히 서있는 의사들은 하나같이 코로나19 검사비는 지극히 정상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대부분의 소규모 동네 병의원들은 진료 과정에서 의사 혹은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돼 휴직이라도 하게 되면 문을 닫아야 하는 위험 속에 업무를 보고 있다"고 항변한다. 즉 의료진은 이런 위험을 단 3만1680원에 걸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우리는 의료계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지나치게 낮은 '저수가 의료정책’을 당연하다는 듯이 지내왔다. 누구나 본인의 가치를 인정받고 싶어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사들의 행위료이자 의사들의 가치에 해당하는 ‘의사 업무량’에 대한 재평가 없이는 의료 분야의 불균형은 결코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고 호소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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