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에도 유색인종, 성소수자에 적개심 드러내
- EU 내 극우 성향 ‘마이웨이’
유럽 내에서도 손꼽히는 극우 지도자인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가 “유럽인과 비유럽인이 섞여 사는 나라는 나라도 아니다.”라며 다시 한번 노골적으로 인종주의를 드러냈다.
오르반 총리는 23일 루마니아의 한 대학 연설에서 “서구 사회는 둘로 나누어져 있다.”라면서 “헝가리는 인종이 섞여 있는 사회가 아니다. 헝가리는 인종이 섞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연설함에 이어 “유럽인과 비 유렵인이 섞인 국가는 더는 국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보도했다.
또, 그는 이른바 ‘위대한 대체론’이라고도 불리는 백인 대체론에도 수긍하는 자세를 보였다. 위대한 대체론이란 유럽과 미국의 백인 사회가 각 대륙의 이민자들에 의해 희석되고 대체되고 있다는 음모론을 말하며, 최근 미국이나 유럽에서 이런 음모론에 근거해 소수 민족과 유색인종들을 표적으로 한 강력 범죄들이 잇따르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유럽의 인구가 이미 유색 인종과 섞여 있다고 말하는 것은 좌파 국제주의자들의 이데올로기적 사기”라고 말했다.
올해 초 선거 승리로 2010년부터 4번째 연임에 성공한 오르반 총리는 인종차별적 발언을 비롯해 동성애자 등 성소수자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었다. 수년 동안 극우주의적 행보를 보여왔지만 이번에는 노골적으로 표현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헝가리 야당을 포함해 유럽 정계 전반적으로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한 헝가리 야당 의원은 오르반 총리에 발언에 “소름이 돋았다. 이 정권의 실체가 드러나는 순간이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은 피부색이 다를 수 있고, 유럽이나 다른 곳에서 왔을 수 있다. 그러나 여러분은 우리의 일원이며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다양성은 국가를 강하게 만든다.”라며 헝가리 내 유색인종과 비유럽인 출신 이민자들을 위로했다.
루마니아에서도 격앙된 반응이 터져 나왔다. 한 의원은 “유럽에 중부, 동부 같이 뒤섞인 지역에서 민족이나 인종의 ‘순도’를 논하는 것은 망상이며 지극히 위험하다.”고 말하며 “오르반 총리가 그렇다.”라고 직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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