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뭄 공식 선언 시 매일 머리 감기 금지될 수도
이례적인 폭염에 이어 최악의 가뭄으로 영국이 위기에 빠졌다.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건조한 날씨가 지속될 경우 내달 물 사용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대응 조처를 시행하기 위해 가뭄을 공식적으로 선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영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가뭄을 선언하게 되면 밭에 물을 대는 것이 제한되거나 야외 수돗물 호스 사용 금지 조처 등이 지역에 따라 강제 시행될 수 있다.
영국은 올 7월 강수량이 평년의 20%에 그치는 등 건조한 날씨가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으며 영국 동부의 일부 지역들은 강수량이 평년의 4%에 그치고 있다. 올 상반기 영국의 기후는 최악의 가뭄 피해를 입었다고 기록된 1976년 이후 46년 만에 가장 건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왕립기상학회장은 “향후 몇 주간 건조한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라며 “하천과 강, 저수지의 수위가 굉장히 낮아져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이제 행동에 나서야 할 때”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지난 26일 농업단체와 환경전문가, 정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가뭄 대응 전담 기구인 NDG(National Drought Group)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는 당초 10월에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영국의 상황이 급박해지면서 앞당겨 진행했다.
영국 정부는 국민들에게 일상생활에서 물 사용량을 절약할 것을 당부했다. 구체적으로는 정원에서 물 낭비 가능성이 있는 호스를 사용하지 말고, 욕조에 물을 받아 목욕하는 대신 샤워를 하라고 권고했다. 머리를 매일 감는 것도 자제해달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반 가정에 물 절약을 호소하기보다 영국 내 노후한 수도관에서 발생하는 물 낭비를 막기 위한 대책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경우에는 노후한 수도관으로 인해 낭비되는 물이 매일 30억 리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의 자유민주당의 팀 패런은 “영국은 1976년 이후 최악의 가뭄에 직면하고 있지만, 정부 내각은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정부의 대응을 꼬집었다. “정부는 당장 수도회사들에 가능한 한 빨리 노후 설비를 보수하라고 지시해야 한다. 허비할 시간이 남아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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