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추적하다 포기한 일본...전수조사 포기 검토

- 확진자·밀접접촉자 찾느라 과부화, 중환자 중심 전환 고려
- 의료기관의 부담 경감효과 기대... 감염효과를 키울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일본이 기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와 밀접접촉자 전수조사를 중지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제7차 대유행’을 앞두고 코로나19를 독감(인플루엔자)처럼 취급하겠다는 것이다.



16일 요미우리 신문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후생노동성에 코로나19의 감염자와 밀접접촉자를 모두 찾아내는 전수조사식 방역 시스템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2류 감염병’으로 지정된 코로나19를 독감처럼 ‘5류 감염병’으로 하향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일본 감염법상 2류 감염병은 의료 기관이 모든 환자를 보건소에 의무적으로 보고해야하며, 보건소는 감염자와 밀접접촉자를 ‘전수 파악’해 격리 조치해야만 한다. 코로나19 이외에 결핵과 사스(SARS)가 여기에 포함되어 있다. 환자 진료도 지정된 기관에서만 할 수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이미 지난 10일에도 관련 체계 재검토를 시사한 바 있다. 하루 평균 신규 감염자가 20만 명을 넘나드는 상황속에서 의료기관과 보건소가 전수 조사에 매달려 있다보니 ‘탈진’상태라는 것이다. 이날 기준으로 재택치료자가 역대 최고인 154만 명을 넘어서며 관리 책임을 진 보건소와 지차체의 부담도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본정부 자문단인 코로나19 대책 분과회가 입원 환자와 사망자 규모만 파악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을 비롯하여 지차제장 모임인 전국지사회에서도 시스템 전면 재검토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도쿄도의사회도 지난 16일 정례기자회견을 통해 고령자나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 중심으로 시스템을 변경해야한다고 말했다. 도내 의료진 10%가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되는 등 “한계상황이 오고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코로나19 환자만으로 감당이 안 돼 다른 환자를 돌려보내는 병·의원도 늘고 있다. 오자키치오 회장은 “도쿄도 내의 코로나19 검사 양성률이 50%다. 전수조사로 따라갈 수 없는 규모”라며 이미 시스템이 망가졌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가 5류 감염병으로 지정되면 전수조사와 밀접접촉차 격리 조치는 사라진다. 일반 병·의원도 다른 환자들처럼 코로나19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현재 20만엔(195만원) 수준인 코로나19 치료비를 환자가 모두 부담해야 하고 숨은 감염자를 찾아낼수도 없어서 유행 규모가 오히려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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