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지에 ‘소변실수’한 대통령... 촬영한 언론인들 줄줄이 실종

남수단에서 11년 동안 장기 독재집권중인 살바 키르(71) 대통령이 공식 행사에서 바지에 소변실수를 하는 동영상이 온라인에 퍼졌다. 이를 촬영하고 공유했던 남수단의 언론인들은 줄줄이 실종되고 일부는 사망한 채 발견됐다는 주장도 제기 되고 있다.


▲ 출처 : 사하라 TV

19일(현지시각) 사하라TV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 진행된 남수단 도로 기공식 행사에 참석한 키르 대통령은 참석자들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던 중 소변을 보는 실수를 했다.

당시 영상을 보면 지팡이를 짚고 있는 키르 대통령의 다리 사이로 액체가 흘러내리면서 이 부분만 바지가 젖었다. 해당 액체가 계속 흘러 뒷사람 발에 닿을 정도가 되자 키르 대통령도 무언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자신의 바지를 확인했다. 이와 동시에 카메라도 다른 곳을 향했다.

하지만, 행사는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되고 있었고, 난처한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후 키르 대통령의 소변 실수 장면만 담은 동영상이 온라인에 급속도로 퍼졌다. 소셜미디어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어떤 이들은 “카메라맨이 대통령의 명예를 훼손하는 더러운 일을 했다”고 비난했고, 다른 이들은 “대통령이 의학적으로 국가를 이끌기에 부적합하다는 걸 폭로했으니 옳은 일을 한 것”이라고 옹호했다.

의학 전문가들은 키르 대통령이 나이 든 남성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만성 요로 감염증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측했다.

이후 해당 행사를 취재한 기자들이 하나둘 실종됐고, 일부는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아프리카뉴스에이전시에 따르면 케냐의 전직 기자인 부키아나 줄리어스는 트위터를 통해 “국가 행사에 참석한 모든 남수단 언론인들이 사건을 보도한 후 고문을 당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거부한 수단 국영TV SSBC 기자는 수단포스트에 “비디오가 공개된 직후 대통령 집무실에 소속된 보안요원들이 영상 촬영자가 누구인지 알려달라고 강요했다”며 “심지어 그들은 우리 전화기를 검사했고, 여전히 그를 찾고 있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 3명이 실종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도 했다.

그러나 남수단 언론인 연합은 “우리 기록에 따르면 지금 현재 체포된 언론인, 구금된 언론인, 감옥에 있는 언론인은 없다”며 “우리는 국가의 여러 보안 기관과 연락하고 있으며 항상 동료를 확인하고 실종, 체포 또는 구금된 언론인이 없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기독교와 토착신앙을 믿는 남수단은 2011년 아랍 이슬람계가 다수인 수단에서 독립했다. 석유 자원이 풍부하지만, 내전의 고통이 크다. 키르 대통령의 지지자들과 부통령이던 마차르 추종자들의 교전으로 약 40만 명이 숨지고 수백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지난 8월에도 2만명 이상의 이재민을 낸 무력충돌이 격화되면서 민간인들이 피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리카뉴스에이전시는 “많은 사람들은 남수단의 침울한 정치적 분위기 때문에 실종된 기자들에 대한 보도가 주요 언론사들 사이에서는 공유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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