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일 식사 후 10분 걷기가 그 외의 시간대에 30분씩 걷는 것보다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유리
- 달리기를 20분 이상 하지 못하는 사람은 걷기를 선택하는 편이 유리
수많은 유산소 운동 중에서도 걷기는 단연 최고로 꼽힌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 걷기 운동은 감염 위험도 적으면서 언제 어디서나 간편하게 할 수 있다는 점, 특별한 비용도 들지 않는 전신 운동이라는 점 등이 주목 받으며 인기가 떠오르고 있다.
◆ 에너지 소모와 체중 감량
하루에 태울 수 있는 기본적인 칼로리양을 '휴식 시 대사'라고 부른다. 이 소모량은 비교적 일정한 수치를 유지하지만, 바삐 움직여 활동량이 늘어난 날, 걷기 등의 운동을 한 날은 다르다. 휴식 시 대사에 더해 추가적인 칼로리 소모가 생긴 때문이다.
체중 감량이 이처럼 단순한 칼로리 방정식에만 의존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칼로리 섭취와 칼로리 소비의 관계가 주된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다. 따라서 걷기 등의 움직임이 많아질수록 우리 몸에서 사용하는 에너지는 늘어나고, 결국 체중 감량 목표를 이룰 가능성은 높아진다.
◆ 걷기의 효능Ⅰ - 혈당 수치 조절
걷기 운동은 혈당 수치 조절을 돕는다. 제2형 당뇨병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매일 식사 후 10분 걷기가 그 외의 시간대에 30분씩 걷는 것보다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유리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걷기는 어떻게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도움을 줄까? 빠르게 걷기와 같은 중강도 운동을 하면 심박수는 증가한다. 이때 근육은 탄수화물이나 당분을 에너지원으로 우선 사용한다. 식사 후 흡수된 포도당을 걷기 에너지원으로 바로 사용하는 것이다. 혈액 속 포도당을 에너지로 소모했기에 자동적으로 혈당은 내려가게 된다.
◆ 걷기의 효능Ⅱ- 체중 조절
혈당 수치는 심혈관계 질환 예방을 위해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혈당 수치만 잘 조절하면 체중 조절까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혈당 조절이 안 되면 남은 혈당이 지방으로 변해 더 쉽게 살이 찌게 된다. 식사 후 걷기 운동을 하면 혈당을 내려주고, 인슐린과 췌장이 해야 하는 역할을 줄여준다.
◆ 권장되는 걷기 운동 시간은?
위의 효과를 얻기 위해 추천하는 권장 시간이 있다. 전문가들은 활기차게 걷기 등의 중강도 운동을 매주 150분가량 하라고 추천한다. 많은 시간으로 보이 자만, 하루에 20분 운동으로 심장질환, 당뇨 등의 성인병 발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이에 더해 뼈 건강 증진과 체중 감량 효과도 덩달아 얻을 수 있다.
◆ 가장 효과적인 시간대는?
ㅣ다이어트 목적ㅣ
만성질환이 없고 살을 빼는 데 목적이 있다면, 식후가 아닌 아침이 적절할 수 있다. 아침 일찍 하는 걷기 운동은 다이어트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루 중 아침식사 바로 전이 탄수화물이 가장 부족해 같은 운동을 하더라도 지방 사용률을 높인다. 결국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걷기를 30분~1시간 하는 것이 다이어트에 가장 좋다고 할 수 있다.
ㅣ혈당 조절 목적ㅣ
걷기 운동은 언제 걸어도 우리의 정신 건강과 신체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식후 걷기는 가장 흔한 성인병인 제2형 당뇨병이나 당뇨 전증이 있는 사람의 혈당 조절을 돕는다. 또한 대사 활성화와 활력 증진 효과도 얻을 수 있다.
단, 식사 직후의 운동은 복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처음 시작은 산책하듯 가볍게 시작해야 한다. 중강도 이상의 걷기는 어느 정도 속이 가벼워진 후하고, 마무리는 스트레칭으로 다리 근육을 풀어주면 좋다.
◆ 효율적으로 걷기 운동하기
- 3개월에 한 번씩 변화 주기
러닝머신 위를 걸어도 좋고, 야외에서 산책을 해도 좋다. 하지만 매일 같은 방식으로 하는 걷기 운동은 따분하고 지루해 포기하기 쉽다.
또한 우리 몸은 적응력이 빠르기 때문에 매일 같은 방법으로 하는 운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피트니스 효과가 떨어지게 된다. 즉, 2~3개월 내에 운동 방식을 바꿔야 칼로리 소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3개월에 한 번씩은 새로운 지형지물이 있는 장소를 택하거나 발목에 모래주머니를 차는 등 좀 더 도전적인 방법을 찾아보면 좋다.
- 속도에 변화 주기
걸음 속도가 일정해도 운동 효과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운동 방식이 동일할 때와 마찬가지로 속도가 동일해도 우리 몸의 적응력 때문에 지방 소모량이 점점 줄어든다.
다이어트 정체기에 이른다면 보폭을 좁혀 속도를 높이거나 반대로 보폭을 넓혀 성큼성큼 걷는 운동 변화가 필요하다.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속보 대회에 참여한 듯 최대한 빠르게 걷는 훈련을 병행하는 것도 좋다. 2분간 천천히, 1분간 성큼성큼 걷다가 30초간 최대한 빨리 걷기를 20~30분간 섞어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 코어 근육 키우기
단단한 복근은 단지 겉보기에 좋으라고 만드는 것이 아니다. 몸의 중심부가 탄탄하고 유연하면 걷기 속도가 빨라지는 데 도움이 된다.
몸의 중심인 코어가 약하면 우선 걷는 자세부터 망가진다. 가령 어깨가 구부정해지면 폐가 눌리면서 호흡능력이 떨어져서 쉽게 지치고, 조금만 걸어도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평소 복식호흡을 연습하고 복근 운동을 비롯해 코어를 강화하는 운동으로 몸의 중심부를 단련하는 것이 걷기 능력을 향상시키는 비법이다.
- 보폭 조절하기
보폭을 넓혀 성큼성큼 걷는 운동의 한 방법이지만 지나치게 넓은 보폭의 방식만 고집하면 스피드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스피드가 약하다는 건 오래 걸어도 칼로리 소모량이 적다는 의미다.
만약 걷기 운동이 체중 감량에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보폭을 조절해 운동 속도를 높여보자. 이때 팔을 앞뒤로 힘차게 움직이는 팔 스윙이 병행되면 칼로리 소모 효과가 증진된다.
◆ 걷기에 대한 궁금증
- 빠르게 걷기 vs 많이 걷기
걷기 운동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의문 중 한 가지는 바로 '많이 걸어야 할까, 빨리 걸어야 할까'이다. 걷기가 운동의 강도 면에서는 저 강도에 속하기 때문에 속도를 높여 강도를 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는 반면, 느리더라도 자주, 많이 걷는 게 중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중요한 것은 걷는 속도가 아닌 걷기의 총량이었다.
과거 미국 국립암연구소와 대학 연구진은 40세 이상 미국인 4804명을 대상으로 실행한 연구에서 사망률에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분당 몇 걸음을 걷느냐가 아닌, 하루 동안 총 몇 걸음을 걸었느냐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중요한 건 스피드가 아니라 충분한 거리를 걷는 것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느리더라도 매일, 꾸준히 걸어야 한다.
- 걷기 운동 vs 달리기 운동
같은 시간 운동을 한다면 달리기 효과가 약 2배 더 크다. 가령 몸무게 80kg의 성인이면 30분 걷기로는 160칼로리가 소모되지만, 달리기로는 320칼로리가 소모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달리기는 오래 하지 못한다. 걷기는 체중이 발 중앙에 쏠리는 데다 발이 지면과 맞닿는 시간이 많다. 하지만 달리기는 체중이 발 앞쪽에 쏠리고 발과 지면이 맞닿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짧다. 운동부하 정도가 다른 탓에 달리기는 걷기만큼 장시간 하기 힘든 것이다.
운동을 시작하고 최소 20분이 지나야 체내 지방이 연소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달리기를 20분 이상 하지 못하는 사람은 걷기를 선택하는 편이 낫다.
또한 운동을 할 때 사용하는 에너지원이 다른 점도 생각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달리기를 할 때 체내에서 에너지원으로 탄수화물이 약 67%, 지방이 33% 소비된다. 반면 걷기처럼 저강도 유산소 운동을 할 때는 체내 에너지원으로 지방 50%, 탄수화물 50%가 소비된다. 즉, 걸을 때 지방 연소율이 더 높다.
◆ 얼마나 걸어야 살이 빠질까?
- 하루 30분 이상 주 5회 정도 파워워킹으로 걷는 것이 좋다.
- 척추를 곧게 세우고 발뒤꿈치가 먼저 닿게 하되, 약간 숨이 가쁘고 땀이 날 정도로 걷는다.
- 한 달 정도 파워워킹을 꾸준히 했다면, 경사진 곳을 걸어보자. 경사를 높여가며 걸으면 운동량이 많아진다.
- 체력이 된다면 5분간 걷고 2분간 달리는 식으로 걷기와 달리기를 병행하면 인터벌 트레이닝 효과를 볼 수 있다.
◆ 지금 당장 시작해야
걷기는 에너지를 많이 사용해 건강에도 좋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이라고 알려졌다. 특별한 운동 시설이나 도구 그리고 비용을 투자하지 않고도 최고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라도 빨리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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