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을 기르는 사람들 중 예방접종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이 많지 않다. 반려견을 데리고 자주 외출하지 않거나 주변 다른 애견들이 예방접종을 맞았음에도 병에 걸린 경우가 있을 때에는 충분히 필요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 또,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사람의 예방접종과 달리 비용도 싸다고 볼 순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견에게도 예방접종은 질병 감염을 막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반려견은 어린 강아지부터 노령견에 이르기까지 감염성 질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모기를 통해 감염되기 쉬운 심상사상충증 등은 실내에서도 얼마든지 걸릴 위험이 존재하기에 외출빈도가 낮다고해서 예방접종을 안해도 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특히 어린 강아지의 경우라도 몸이 다 자라지 않은 것은 물론 면역력도 성견보다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질병에 더욱 취약하다. 성견이 된 이후에도 예후가 좋지 않은 감염병에게 예방만큼 더 좋은 치료법은 없다.
물론 예방접종 하나로 반려견의 모든 감염병을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걸리기 쉬운 질병을 막고, 행여 질병에 걸리더라도 그 정도가 최악으로 치닫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간혹 예방접종을 했는데도, 효과가 없는 경우는 반려견에게 접종 후 항체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서일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예방 접종 이후 추가 검사를 통해 항체 형성 여부를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반려견 예방접종의 종류에 대해 잘 모르는 보호자도 많을 것이다. 반려견의 기초 예방 접종은 통상적으로 생후 45일 쯤부터 시작한다. 7차에 걸쳐 예방 접종을 받는데 그 중에서도 1~5차 예방접종은 필수라고 볼 수 있다. 1~5차에는 종합백신(DHPPL)이 모두 포함된다. 종합백신은 D(홍역), H(간염), P(파보장염), P(파라인플루엔자), L(렙토스피라)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접종이다.
1~3차에는 위의 종합백신과 함께 코로나 장염 예방접종이 추가된다. 코로나 장염은 ‘개 코로나바이러스(CCV)’에 의해 발생하는 장염의 일종으로 발생 시 심한 구토와 설사 증세를 동반한다. 어린 강아지의 경우 사망에 이를수도 있다. 4~5차에서는 코로나 장염 대신 전염성 기관지염 예방접종이 더해지는데 이 또한 중증일 경우 1~3일 내로 강한 폐렴 증세와 함께 사망에 이를 수 있다. 1세 미만 어린 강아지에게 주로 발병해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6~7차에서는 개 신종인플루엔자(신종플루)와 광견병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개 신종플루는 2007년 국내에서 발견된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의해 발병하며, 독감처럼 발열과 호흡기 증상을 일으킨다. 겨울철에 유행하고 전염성이 매우 강하다는 특징이 있다. 광견병은 광견병바이러스에 감염된 강아지가 마비 증세 등 중추신경계에 문제가 생기는 질병이다. 개 물림 사고로 사람도 감염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합니다. 현재까지 사람과 강아지 모두 치사율이 100%인 질병이다.
1~7차 기초 예방접종을 마치면 반려견에게 주로 발병하는 감염병은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어린 시절 예방 접종을 했다고 성인이 된 후 감염병을 예방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닌 것처럼 반려견도 계속해서 감염을 주의해야 하는 질병이 있다. 대표적인 내외부 기생충 감염이 있다.
쉽게 나타나는 내부 기생충으로는 심장사상충이 있다. 모기가 옮기는 심장사상충은 반려견의 폐나 심장혈관으로 침투해 각종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킨다. 일단 감염되면 치료가 어렵고, 치료 심장사상충이 죽으면서 혈관을 막는 합병증까지 유발될 수 있어 반드시 예방이 필요하다.
심장사상충은 예방접종 대신 먹고 바르는 약으로도 예방이 가능해 비교적 간편한 편에 속한다. 약은 3~4주 정도 효과가 유지되며 보통 1달에 1번 먹거나 목 뒤에 바르는 형태로 예방이 가능하다. 단, 예방약을 먹이거나 바를 때 동물병원에서 반려견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것이 좋다. 반려견의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약 부작용에도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전문의의 진료가 선행되어야 한다.
외부 기생충으로는 벼룩, 진드기 등은 보호자를 가장 힘들게하는 질환 중 하나이다. 단순 피부병에 그치지 않고 2차 감염병까지 유발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바르는 심장사상충 예방약에 외부기생충을 막는 효과까지 있는 경우가 많다. 그것과 함께 먹는 구충제를 이중으로 쓰는 효과가 좋다. 산책 시 반려견에게 얇은 옷을 입히고 벼룩, 진드기 회피용 목걸이 또는 패치를 부착해주는 것도 하나의 예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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