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대구에서 10대 여성이 낙상사고를 당해 중상을 입고 구급차에 올랐으나 결국 병원을 찾지 못하다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로 조사받던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의료계의 구명운동 등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사건에 함께 수사를 받았던 경북대병원 전공의와 응급구조사는 불기소 처분으로 결정이 됐고,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기소 심의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드러났다. 기소 심의의 이유는 대구파티마병원이 해당 환자를 처음으로 진료한 병원이기 때문이다.

대구파티마병원 관계자는 “경북대병원은 접수도 안 하고 입구에서 수용을 거부했기 때문에 잘못이 없다고 하는 이상한 법”이라며 “대구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전공의만 기소된다면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율 하락과 기존 전문의들까지 이탈을 불러올 수 있는 제2의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사망사건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사실상 소아응급의료체계는 무너졌고, 그나마 간신히 유지되고 있는 우리나라 응급의료가 붕괴되는 트리거(trigger)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지난 5월 보건복지부는 해당 사건의 조사 결과와 위법행위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사건 당시 환자가 최초로 내원한 대구파티마병원은 119구급대원과 함께 응급실 입구 인근으로 환자가 이송되자 당시 근무중이었던 의사가 진찰을 통해 ‘정신건강의학과를 통한 진료 등이 필요해보인다’는 이유로 다른 기관으로의 이송을 권유했다. 이에 피해자 어머니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합동조사단 및 전문가들은 응급환자의 주요 증상, 활력 징후, 의식 수준, 손상 기전, 통증 정도 등을 고려해 중증도를 분류하도록 한 응급의료법과 시행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평가했다.

대구파티마병원은 이후 해당 구급대원이 재차 응급실에 전화를 걸어 정신과 외 응급진료에 대한 수용을 의뢰했으나 ‘정신과적 응급환자에 대한 진료 제공이 어렵다’는 사유로 미수용하기도 했다.

조사단 및 전문가들은 외상 처치 등을 우선 요청했음에도 정신과 관련 사유로 미수용한 것은 ‘응급환자 등을 이송하는 자로부터 응급환자 수용능력 확인을 요청받은 경우 정당한 사유없이 응급의료를 거부 또는 기피할 수 없도록’ 명시하고 있는 응급의료법 조항을 위반한 것으로 봤다.

이에 복지부는 중증도 분류 의무를 위반하고 수용 능력 확인 요청에 대해 정당한 사유없이 거부한 대구파티마병원에 책임을 물어 ▼응급의료법에 따른 시정명령을 처분일로부터 6개월 이내 이행하도록 하고 ▼이행기간 동안 응급의료기관 평가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며 ▼과징금 부과 등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