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사전 협의 없었다", 대전협 "전공의 86%, 의대 증원 시 단체행동에 나선다"

- 대전협, 'BIG 5' 포함 전공의 단체행동 참여 조사 결과 발표
- 박단 회장 "증원의 과학적인 근거 필요, 의대협과도 소통"
- 의협 이정근 부회장 "협의 없이 단독 진행, 추후 입장 발표"

대한전공의협의회에서 의대정원 증원시에 전공의 86%의 인원이 단체 행동에 임하겠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다만 의협은 이런 발표는 사전 협의가 없이 진행되었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 22일 대전협은 일부 병원에서 조사한 단체 행동을 할 참여 여부 설문조사를 통해 그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 중에서 86%가 단체 행동에 참여한다고 응답한 것이다.

대전협에 따르면 설문조사는 55개 병원(500병상 이상 규모 병원은 27곳)에서 진행됐다. 이들 병원에 소속된 전공의는 4,200여명으로 추산된다. 대전협은 설문 참여 전공의들의 구체적인 숫자는 밝히지 않았다. 현재 전체 전공의 수는 1만5,000여명이다.

‘빅5 병원’ 중에선 두개 병원이 설문에 참여했는데 이들 전공의의 각각 85%, 80%가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했다. 또 서울 소재 사립대학병원 네 곳에서는 각각 86%, 84%, 89%, 94%의 전공의가 동참하겠다고 했다. 수도권 소재 사립대학병원 두 곳의 전공의 참여율은 각각 79%, 88%이었다.

비수도권 병원들에선 단체행동에 참여하겠다는 전공의 비율이 90%를 넘는 곳들이 많았다. 설문에 참여한 7곳의 병원 중 6곳의 참여율은 92%, 94%, 96%, 98%, 97%, 91%였으며, 한 곳만 82%로 나타났다.

대전협은 이번 설문 조사가 각 수련병원에서 개별적으로 진행한 것이며 추후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의대 정원 확대 대응 방안과 단체행동 참여 여부를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대전협 박단 회장(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은 “정말 의사가 부족한지부터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OECD 자료만 봐도 의사 수를 제외한 기대 여명, 암·심뇌혈관 질환의 치료 가능한 사망률 등 여러 지표를 통해 대한민국 의료는 이미 최고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정확한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해 정부와 의료계 공동의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과학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회장은 “의료 분쟁 역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높으며 전공의들은 주 80시간 이상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더라도 필수의료를 하려는 사람은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필수의료 기피 문제를 해결하려면 필수의료 강화, 의료 전달 체계 개편, 건강보험 재정 지속 대책, 의료 사고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회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조만간 의대협 비대위와 공식적인 비상 대책 회의를 갖고자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협의 전공의 단체행동 참여 조사 발표에 대해 의협 이정근 상근부회장은 "이번 설문조사는 의협과 사전 협의 없이 단독으로 진행한 내용"이라며 "차후 대변인을 통해서 입장을 밝히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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