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치료제, 치료 저항성 우울증에 효과 가능성… “기존 항우울제 보완 기대”

옥스퍼드대 연구진, 프라미펙솔 병용 시 우울 증상 뚜렷한 감소 관찰
12주차 반응률·관해율 모두 위약군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
부작용 발생률은 높았지만 기존 범위… “직접 비교 연구 더 필요”

기존 항우울제에 반응하지 않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TRD) 환자에서 파킨슨병 치료제 프라미펙솔이 증상 완화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임상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 기존 증강요법의 한계를 고려할 때,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서의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Michael Browning 교수팀은 주요우울장애(MDD) 환자 중 항우울제에 충분한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를 대상으로, 프라미펙솔을 병용 투여했을 때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프라미펙솔은 본래 파킨슨병 치료제로 쓰이지만, 도파민 작용 조절을 통해 우울 증상 개선에도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이번 연구는 영국 내 9개 국가보건서비스(NHS) 병원에서 진행됐으며, 총 217명의 환자가 선별 등록됐다. 이 가운데 기준을 충족한 151명이 연구에 참여했고, 이들은 프라미펙솔 2.5mg 병용요법군과 위약군으로 1:1 무작위 배정됐다. 연구는 이중 맹검 방식으로 설계됐으며, 48주간 환자의 우울 증상 변화를 추적 관찰했다.

평가지표로는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우울증 증상 자가척도인 QIDS-SR16 점수 변화가 사용됐다. 주요 분석 대상은 12주차 수치 변화였으며, 병용 요법의 단기 효과 확인에 중점을 뒀다.

분석 결과, 치료 시작 12주차 기준으로 프라미펙솔 병용군의 QIDS-SR16 점수는 평균 6.4점 감소해, 위약군의 2.4점 감소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차이 -3.91점, P<0.0001). 반응률 또한 프라미펙솔군 44.1%, 위약군 16.4%로 약 2.7배 높았고, 관해율은 각각 27.9%와 7.5%로 거의 4배에 달했다.

장기 효과 측면에서는 연구 종료 시점인 48주차에도 프라미펙솔군이 우위를 보였으나, 위약군 역시 추가 개선을 보여 양 군 간 격차는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QIDS-SR16 점수 감소치 차이 -2.02점, P=0.021).

부작용 관련해서는 프라미펙솔군에서 연구 중단 사례가 20%로 위약군(5%)에 비해 높았으며, 주요 증상은 메스꺼움, 졸림, 수면장애 등이 포함됐다. 다만 대부분 기존에 알려진 부작용 범주 내에 머물렀으며, 연구진은 “예상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Browning 교수는 “기존 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환자에게 프라미펙솔 병용은 단기적으로 우울 증상 완화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이는 치료 저항성 우울증 환자에게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부작용 발생률이 높은 만큼, 기존 항우울제 증강요법과의 직접 비교 연구가 추가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6월 29일자 《The Lancet Psychiatry》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