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 병원 ‘호황의 끝’ 보이나… 수술 줄고 경영난 속 매물까지

비급여 집중 규제·실손보험 제동에 수술건수 급감
병원 간 경쟁 심화 속 일부 매각·수술비 인하까지 등장
“이제는 회복보다 생존”… 장기 침체 현실화 우려

수년간 개원 시장에서 안정적 수익구조를 유지해온 척추관절 병원들이 거센 위기와 마주하고 있다.


▲ 해당 사진은 기사와 무관

비급여 규제와 보험사 심사 강화, 수술건수 급감 등이 동시에 겹치면서 일부 병원은 경영 불안정에 시달리고 있고,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척추관절 병원을 둘러싼 변화는 단기간에 회복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들이 주를 이룬다. 고령화로 인한 수요 증가와 실손보험 수혜, 의료기술 발전 등으로 수년간 호조를 이어왔던 이 분야가, 이제는 정부 규제와 보험심사 강화라는 변수에 직면하며 정반대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타격 지점은 실손보험이다. 도수치료와 줄기세포 주사 등 비급여 항목을 중심으로 보험사들이 지급 제한에 나서면서, 실질적인 병원 수익 구조가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의료개혁 2차 실행방안’이 본격 시행되며 과잉 우려가 있는 비급여 진료에 대해 '관리급여' 지정 및 건강보험 내 통제를 강화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수치로도 위기를 가늠할 수 있다. 척추수술은 한때 연간 20만 건을 넘기며 백내장, 치핵 수술과 함께 다빈도 수술 상위를 기록해왔고, 슬관절 치환술도 8만 건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를 보여왔다. 진료비 규모 역시 척추수술은 2023년 기준 1조 원을 돌파하며 전체 수술 항목 중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최근 현장에서는 수술건수가 30~40% 가까이 줄었다는 자구적인 통계가 나올 정도로 급감세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병원은 수개월째 환자 수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경영난에 직면했고, 결국 매물로 시장에 나오거나, 생존을 위해 수술비를 낮추는 방식까지 시도되고 있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일각에서는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확보하거나, 기존에 다루지 않던 진료과목에서 새로운 비급여 항목을 찾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이는 의료서비스 질 하락과 불건전한 시장 경쟁을 우려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지금까지는 규모와 브랜드를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온 유명 척추관절 병원들 역시 예외가 아니다. 고정비 비중이 높은 인력, 장비, 시설 유지에 따른 부담이 커지면서 운영 효율성 확보가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병원 관계자는 “개원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라며 “이 상황이 얼마나 더 지속될지 알 수 없다”고 토로했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것은 이러한 흐름이 단순한 조정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실손보험 통제 강화, 정부의 비급여 관리 정책 등은 일시적 조치가 아닌 제도권에서 구조적으로 강화되는 경향이기 때문이다. 즉, 예전처럼 실손 중심으로 외형을 확대하던 전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판단이 업계 전반에 퍼지고 있다.

한 개원의는 “척추관절 분야의 전성기는 이미 지나갔다”며 “지금은 회복을 논하기보다 생존 전략을 짜야 할 시기”라고 말한다.

<저작권자 ⓒ 의사나라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